6번째 소금창고 '천개의 시선'

소금창고를 복원하다

최영숙 | 기사입력 2007/08/17 [01:37]

6번째 소금창고 '천개의 시선'

소금창고를 복원하다

최영숙 | 입력 : 2007/08/17 [01:37]

  

▲ 천개의 시선의 내부벽 여우상에 빛 들어오다     ©최영숙

 
두 번째 사진 전시회의 이름은 '천 개의 시선'이었다.  늘상 다니던 소금창고에서 어느 날 놀라운 발견을 했었다.  6 번째 소금창고의 벽 내부의 나무 옹이와 못자국들이 하나하나 눈동자로 보였던 것이다. 가까이 가서 더욱 놀랐던 것은 자세히 보면 만물상이었다. 여우가 있었고, 곰, 원숭이등의 동물과  하늘거리고 오르는 비천상까지 있었다. 즐거운 보물찾기가 시작되었다.
 

▲ 천개의 시선 창고 앞의 겨울 칠면초 황금빛으로 빛나다     ©최영숙

 
천개의 시선과 그렇게 인연을 맺은 뒤 이 소금창고에 오면  새로운 얼굴을 만날 수 있었다.  칠면초를 생각하면 붉게 타오르는 벌판의 풍경이 익숙했지만 겨울의 칠면초는 황금빛으로 빛났다. 눈길이 아련해졌다.
 

▲ 천개의 시선의 보름달 위로 헬리콥터가 날다     ©최영숙

 
소금창고에서 보름달을 만났다. 하늘에는 헬리콥터가 날았다.
어울리지 않을 듯 하면서도 서로를 보완하고 있었다. 색다른 풍경에 너른 벌판에 홀로 있다는 두려움을 잠시 잊을 수 있었다.
 

▲ 천개의 시선의 소금창고와 욕조 그리고 구름     ©최영숙

 
소금창고에 가면  이질적인 풍경을 만날 수 있었다. 누군가  일부러 가져다 놓은 듯한 욕조를 만났었다.  쓰레기도 풍경이 되는 곳은 이곳 소금창고 밖에 달리 없을 듯했다. 마치 발 달린 욕조는 벌판으로 걸어가는 듯 했다. 소금 창고는 무덤덤히 제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그 위를 구름은 무심히 흘러갔다. 정지되어 있는 듯한 풍경과 서서히 움직이는 구름은 소금창고를 대변해 주는 듯했었다.
 

▲ 천개의 시선 소금창고와 전선에 걸린 저녁 해     ©최영숙

 
서해로 넘어가는 해가 전선줄에서 줄넘기를 하는 듯했다. 
 

▲ 천개의 시선 지붕에 폭우가 쏟아지다     ©최영숙

 
천 개의 시선 소금창고 지붕 위로 폭우가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 비 오는 날 소금창고 안에 들
어서서 타닥타닥 양철지붕 두드리는 빗소리를 듣는 일이 즐거웠다. 그 소리는 시간을 뒤로 돌려주는 듯했다. 이런 날은 오랫동안 소금창고 안에서  빗소리에 리듬을 맞추고 있었다.
 

▲ 천개의 시선에 눈내리다     ©최영숙

 
눈이 내리면 소금창고로 제일 먼저 달려 갔었다. 누구의 발길도 닿지 않은 소금창고와 길들을 만난다는 일은 즐거운 일이었기 때문이다. 소금창고에 눈이 내리면 사방은 고요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 사람들의 발길이 잦아졌었다.  눈 오던 날들의 기억이 많은 소금창고 장소였다.
 

▲ 천개의 시선의 소금창고와 이티 원통형     ©최영숙

 
원통으로 있던 함수통이 외계인 이티처럼 고개를 처들고 일어섰다. 일전에 저 원형으로 된 통은 무엇에 쓰던 것이냐고 염전에서 일하셨던 분에게 여쭤보았었다. 그분은 염도가 너무 높아진 함수를 모아둔 것이며  화공약품 원료로 팔렸다고 하셨다.
 

▲ 소금창고 파괴되어 소금창고 없이 홀로 있는 이티상     ©최영숙

 
소금창고가 파괴된 뒤의 원통의 뒷 면이 허전하다.  늘 보았던 풍경이 한 순간에 사라진 것이다.  허무한 순간이었다. 
 

▲ 천개의 시선의 파괴된 소금창고의 자리 나무벽의 한 자락도 남기지 않고 쓰레기로 처리했다     ©최영숙

 
소금창고가 파괴되었을 때 제일 애통해 했던 것은 천개의 시선의 그 아름답고 많은 이야기를 담았던 나무벽이 쓰레기로 버려졌던 것이다. 혹시 눈에 익어서 조각만 봐도 알 수 있는 나무벽이 있을까 하고  한참을 찾았었다.   찾을 수 없었다. 파괴는 철저하고 집요했다. 천개의 시선의 나무벽은 만지기 조차도 아까웠었다.  사랑을 듬뿍 쏟던 창고가 하루 아침에 파괴되고 그 조각조차도 찾을 수 없었을 때의 참담했던 그날이 다시 생각났다. 천 개의 시선 사진들을 보면서 떠올랐던 아름답던 추억들이 더 깊은 아픔으로 되돌아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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