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환 추기경 3주기 미사가 집전되다

최영숙의 발길 따라 가는 풍경

최영숙 | 기사입력 2012/02/24 [19:31]

김수환 추기경 3주기 미사가 집전되다

최영숙의 발길 따라 가는 풍경

최영숙 | 입력 : 2012/02/24 [19:31]
▲ 김수환 추기경 묘소에서 작은 미사가 집전되다     © 최영숙

 
2012년 2월 16일은 김수환 추기경 3주기가 되는 날이었다.  전날 김수환 추기경의 3주기 추모미사에 대한 정보를 검색했다.  올해는 묘역에서는 미사집전이 없고 서울대교구 집전으로 명동성당에서 하는 추모미사 안내가 올라와 있었다.  좀 서운한 느낌이 들었다. 적어도 3주기까지는 묘역에서 추모미사를 드렸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 용인 천주교 공원 내 성직자 묘역을 찾은 사제     © 최영숙


습관처럼 오전 9시에 용인 천주교 공원으로 출발했다.  10시가 조금 넘어서 도착했다.  관리소에서 오늘 미사가 있는지 다시 물었다.  관리인은 서울대교구에서 하는 공식적인 미사는 없지만 재단법인 '바보의 나눔'에서 11시에 묘역에서 미사가 있다고 했다. 김수환 추기경의 묘소로 갔다. 성직자 묘역에는 신부님 한 분이 김수환 추기경의 묘소를 비롯해서 생전에 알고 계셨던 분들인 듯 중간중간 멈춰서 기도를 드리고 계셨다.
 

▲ 용인 천주교 공원 내에 있는 박완서 선생의 묘를 찾다     © 최영숙


추모미사까지는 1시간 가량 남았다. 김수환 추기경의 무덤에 꽃을 놓고 김수환 추기경 무덤 가까이 있는 박완서 선생의 묘소로 갔다. 지난 1월 22일이 박완서 선생의 1주기였다. 무덤에는 많은 꽃들이 놓여 있었다.  가져간 꽃을 무덤에 놓고 잠시 묵념했다.
 
마지막 떠나는 날 사진을 담았던 고인들은 알 수 없는 인연의 끈으로 연결된 듯 어느 순간 문득 문득 사진을 담았던 고인들의 모습이 떠오른다. 
 

▲ 2011년  1월 25일 박완서 선생 장례식     ©최영숙


한겨울이었음에도 따뜻했던 2011년  겨울이 떠올랐다.  박완서 선생의 장례식을 지켜보던 젊은 여인이 "이렇게 사랑받고 떠나는 삶을 살고 싶다."라고 했다. 박완서 선생의 따뜻한 '아우라'를 보여 주었던 그해 겨울이 떠올랐다. 김수환 추기경 무덤을 찾으면서 함께 올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11시가 가까워 왔다. 김수환 추기경의  성직자 묘역으로 자리를 옮겼다.
 

▲ 김수환추기경 묘역의 수녀님     © 최영숙


수녀님이 김수환추기경의 무덤에 성수를 뿌렸다.
 

▲ 작은 미사를 드리다     © 최영숙


성직자 묘역에서는 김수환 추기경 선종 3주기  미사가 봉헌되었다. 재단법인 '바보의 나눔'에서 오신 이동원 야고보 신부의 집전으로 무덤을 찾은 8명의 신자들이 제단에 함께 모여 미사를 드렸다.
 
이동원 야고보 신부는 "오늘 묘역에 미사가 있는지 연락을 했는데 없다고 해서 미사를 집전하게 되었다. 앞으로도 매년 신자분이 한 분이 있더라도 기일 때는 이곳 묘역에서 11시에 미사를 집전하겠다. 그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다"고 했다.
 
성가대가 없기 때문에 녹음기로 성가가 시작되었다. 시작 성가는 227-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니라' 로 시작되었다.
 
이동원 야고보 신부는 강론을 통해 "주님은 섬김을 당하기 위해서 온 것이 아니고 섬기려고 왔다.고 하셨다.  김수환 추기경은 소외된 이웃을 만나고 그 사람들의 삶을 보듬고 껴안는 것이었다. 그 뜻을 받들어 사랑을 실천하자."고 했다.
 

▲ 김수환추기경 무덤과 미사를 드리고 있는 신자들     © 최영숙


미사를 함께 드렸던 추모객은 "김수환 추기경님을 위해서 미사를 드릴 수 있어서 행복했다."고 했다.
 

▲ 작지만 경건하게 드린 미사     © 최영숙
 

11시에 머물렀던 8 명의 신자들만 참여했던 작은 미사는 경건하게 봉헌되었다. 

▲ 김수환추기경 무덤을 찾다     © 최영숙

뉴욕에서 온 김은희 데레사는 "추기경 님 가까이서 그 분의 삶을 충분히 보았다. 돌아가신 뒤 그분을 사랑하는 분들이 많아서 감사하고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생각난다."고 했다.
대구에서 온 박팔수(64) 씨는 "매년 기일에 찾아 뵌다. 늘 옆에 계시는 것 같다. 그분은 사랑을 실천하셨다. 남이 어려울 때 도와 주시고 정의가 무엇인지 알려주셨다. 미사가 있는 줄 알았으면 조금 일찍 왔을 텐데 아쉽다."고 했다.
 

 

▲ 명동성당으로 이어진 추모객들   2009년   © 최영숙


2009년 2월 16일 오후 6시 12분 김수환 추기경은 향년 87세로 하느님 곁으로 돌아갔다.
김수환 추기경은 시대적 격변과 정권의 탄압, 계층간 갈등이 많은 우리 사회에서 종교, 계층을 초월해 모든 국민의 존경을 받은 큰 어른이었다. 강한 자에게 강하고 약자에게는 한없이 약한 마음을 가진 시대의 어른이었다. 그분이 돌아가시고 명동성당으로 이어지는 길을 추모객들이 가득 메웠다.
 

▲ 김수환 추기경 사제들에 의해 운구되다     © 최영숙


2009년 2월 20일 오전 10시 서울대교구장 정진석 추기경의 집전으로 장례미사를 마치고 오후2시 경 천주교 용인공원 성직자 묘역에 안장되었다.

 

▲ 삼우제 미사에 참석한 어린이가 '아빠, 할아버지 무덤이 따뜻해'라고 했다     © 최영숙


2009년 2월 22일 12시 염수정 주교의 집전으로 전통장례의식인 삼우제 형식으로 추도미사가 열렸었다. 이때 참석한 한 어린이가 김수환 추기경의 무덤을 손으로 만지며 말했다. "아빠, 할아버지 무덤이 따뜻해." 어린이가 하는 말을 들으면서 어린이와 같았던 김수환 추기경의 모습이 겹쳐 보였었다.
 

▲ 2010년 2월 12일 눈이 쌓인 용인 천주공원 성직자 묘역     © 최영숙


2010년 1월 12일 1주기를 얼마 앞두고 찾았을 때 눈이 쌓인 성직자묘역 눈들을 치우느라 관리하는 분들이 고생을 했다.

▲ 2010년 2월 16일 김수환 추기경 1주기 추모미사를 드리다     © 최영숙


 2010년 2월 16일 김수환 추기경의 1주기 추모미사가 용인 천주공원 김수환 추기경 묘역에서 있었다.
 

▲ 2010년 2월 16일 1주기 추모미사     © 최영숙


많은 추모객들이 함께 했다.
 

▲ 2011년 2월 16일 2주기 추모미사     © 최영숙


2011년 2월 16일 김수환 추기경 2주기 추모미사가 묘역에서 있었다. 
 

▲ 2012년 2월 16일 3주기 추모미사     © 최영숙


2012년 2월 16일 3주기 추모미사가 봉헌됐다.   미사가 공지되지 않았기에 많은 참배객들과 함께 하지 못했지만 작지만 정성스럽게 미사가 봉헌되었다.
 

▲ 김수환 추기경 무덤     © 최영숙


 요즘 들어 부쩍 김수환 추기경이 말씀하셨던  인생덕목이 떠올랐다.
 
인생덕목(人生德目)

-김수환 추기경의 말씀

一. 말 (言) 

말을 많이 하면 필요 없는 말이 나온다.
양 귀로 많이 들으며, 입은 세 번 생각하고 열라. 

 二.책 (讀書) 

수입의 1%를 책을 사는데 투자하라.
옷이 헤어지면 입을 수 없어 버리지만...
책은 시간이 지나도 위대한 진가를 품고 있다.

 三.노점상 (露店商) 

노점상에서 물건을 살 때 깎지 말라.
그냥 돈을 주면 나태함을 키우지만....
부르는 대로 주고사면 희망과 건강을 선물하는 것이다. 

四.웃음 (笑) 

웃는 연습을 생활화 하라.
웃음은 만병의 예방약이며...치료약이며...
노인을 젊게하고...젊은이를 동자(童子)로 만든다.

五.TV (바보상자)
 
텔레비전과 많은 시간 동거하지 말라.
술에 취하면 정신을 잃고...마약에 취하면 이성을 잃지만
텔레비전에 취하면 모든 게 마비 된 바보가 된다. 

 六.성냄 (禍) 

화내는 사람이 언제나 손해를 본다.
화내는 사람은 자기를 죽이고 남을 죽이며
아무도 가깝게 오지 않아서 늘 외롭고 쓸쓸하다. 

七.기도 (祈禱) 

기도는 녹슨 쇳덩이도 녹이며
천 년 암흑 동굴의 어둠을 없애는 한줄기 빛이다.
주먹을 불끈 쥐기보다 두 손을 모으고 기도하는 자가 더 강하다.
기도는 자성을 찾게 하며 만생을 유익하게 하는 묘약이다. 

八.이웃 (隣) 

이웃과 절대로 등지지 말라.
이웃은 나의 모습을 비추어 보는 큰거울이다.
이웃이 나를 마주할 때..
외면하거나 미소를 보내지 않으면...
목욕하고 바르게 앉아 자신을 곰곰이 되돌아 봐야 한다.

 九.사랑 (慈愛)

머리와 입으로 하는 사랑에는 향기가 없다..
진정한 사랑은 이해. 관용. 포용. 동화. 자기낮춤이 선행 된다.
사랑이 머리에서 가슴으로 내려오는데 칠십 년 걸렸다." 

 

▲ 김수환  추기경 무덤을 찾다     © 최영숙


김수환추기경을 떠올리면 그냥 빙긋 웃음이 나온다. 자신이 밥이 되야 한다는 이 시대의 진정한, 또한 위대했던 '바보' 김수환추기경이 그리워지는 시절
을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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