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민 시인 『에로틱한 찰리』출판기념회를 가졌다.

최영숙의 발길 따라 가는 풍경

최영숙 | 기사입력 2015/03/29 [17:39]

여성민 시인 『에로틱한 찰리』출판기념회를 가졌다.

최영숙의 발길 따라 가는 풍경

최영숙 | 입력 : 2015/03/29 [17:39]

 

▲ 여성민 시인     ©최영숙

 

   2015323일 오후 7시 매화동 3대째 손두부집에서 30여 명이 모여 여성민 시인의 문학동네시인선 068 시집 에로틱한 찰리출판기념회를 가졌다.

  

여성민 시인은 1967년 충남 서천에서 출생했다. 2010세계의문학에 소설이, 2012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되어 등단한 소설가이자 시인이다.

  

▲ 여성민 시인 싸인을 하다     © 최영숙

 

 여성민 시인이 인사말을 했다. "감사드린다. 어느 날 갑자기 글을 쓰고 싶어서 많이 울었다. 내가 왜 울고 있는지도 모른 채 며칠 밤을 새우면서 골방에 있으면서 울었다. 지금도 잘 모르지만 제가 모르는 어떤 슬픔이 이 세상에 가득 차 있다고 느꼈던 것 같았다. 어떻게든 그것을 말로 글로 표현하고 싶어서 울었던 것 같고, 그렇게 울고 강렬한 열망으로 시를 썼다. 제가 시흥에 정착한 것은, 안양에서 방세가 조금은 싼 곳인 시흥시 논곡동으로 쫓기듯이 이사 왔다. 이곳에 왔을 때 너무 쓸쓸해서 집에서 물왕저수지까지 왕복 1시간 정도 걸렸는데 매일 다녔다. 일주일을 매일 밤마다 걷다가 해가 떨어지는 모습을 보고 시를 지은 것이 저무는 집이었다 2012년 시흥시에 이사 오자마자 저무는 집으로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당선되었다. 신문에 시가 실린 것을 보고 이연옥, 이정우 선생님이 찾아왔고 여러분들을 만났다. 시흥에 와서 쓸쓸하게 살고 있던 저를 찾아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이번 출판기념회도 안하려고 했는데 여성민 시창작과 회원 분들이 이런 자리를 마련해줬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저무는,

 

 여성민

 

 지붕의 새가 휘파람을 불고, 집이 저무네 저무는, 집에는

풍차를 기다리는 바람이 있고 집의 세 면을 기다리는 한 면

있고 저물기를 기다리는 시간이 있어서 저무는 것들이

저무네 저물기를 기다리는 시간엔 저물기를 기다리는 말

이 있고 저물기를 기다리지 않는 말이 있고 저무는 것이 있

고 저물지 못하는 것이 있어서 저물지 못하네 저물기를 기

다리는 말이 저무는 집에 관하여 적네 적는 사, 집이 저

무네 저무는 말이 소리로 저물고 저물지 못하는 말이 문장

으로 저무네 새는 저무는 지붕에 앉아 휘파람을 부네 휘파

이 어두워지네 이제 집 안에는 저무는 것들과 저무는 말

이 있네 저물지 못하는 것들과 어두워진 휘파람이 있네 새

는 저물지 않네 새는 저무는 것이 저물도록 휘파람을 불고

저무는 것과 저물지 않는것 사이로 날아가네 달과 나무 사

이로 날아가네 새는 항상 사이를 나네 달과 나무 사이 저무

는 것과 저물지 않는 것의 사이 그 사이에 긴장이 있네 새

는 단단한 뿌리로, 그 사이를 찌르며 가메 나무가 달을 찌르

며 서 있네 저무는 깃들은 찌르지 못해 저무네 달은 나무에

찔려 저물고 꽃은 꿀벌에 찔려 저물고 노을은 산머리에 찔

려 저무네 저무는, 집은 저무는 것들을 가두고 있어서 저무

네 저물도록, 노래를 기다리던 후렴이 노래를 후려치고 저

무는, 집에는 아직 당도한 문장과 이미 당도하지 않은 문장

이 있네 다, 저무네

 

-2012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당선작, 문학동네시인선 068 여성민 시집 에로틱한 찰리114

   

▲ 이연옥 시흥문인협회 이연옥 전 지부장 인사말 하다     © 최영숙

 

   이연옥 시흥문인협회 전 지부장이 인사말을 했다.

    

"여성민 선생님께 애정을 갖고 시 창작을 하는 분들이 이렇게 자리를 만들어줘서 고맙다. 시흥시에 이렇게 좋은 선생님이 계셔서 감사드린다. 시흥예총아카데미나 시흥문인협회의 일들을 도와주셔서 고맙다." 했다.

 

▲ 권순조 시흥문인협회 전 사무국장 오카리나 연주를 하다     © 최영숙

 

권순조 시흥문인협회 전 사무국장이 오카리나 축하 연주를 했다.

 

▲안봉옥 전 시흥문협 지부장이  시낭송회를 하다     © 최영숙

 

여성민 시인의 시집 출간을 축하하러온 사람들이 시 낭송을 했다.

 

에로틱한 찰리

 

여성민

 

찰리가 에로틱해도 되는 걸까 문장은 이어지지 않는다 플룻을 부는 여자의 입술처럼 플롯은 은밀하다 나는 찰리에 대해 생각한다 창문에서는 붉은 제라늄이 막 시들고 있다 찰리는 어떻게 됐을까 찰리에 대해 생각하기 전까지 나는 찰리를 몰랐다 그런데 찰리를 생각했고 찰리가 걱정스러웠다 찰리를 생각하기 전의 찰리와 지금의 찰리 사이에 무엇이 지나갔을까 카페의 테라스에서 여자가 플룻을 꺼낸다 나는 찰리를 생각한 내가 찰리이고 누구인지 몰랐던 찰리는 찰리 a이며 지금의 찰리는 찰리 b라고 구별한다 문제는 찰리에 대해 생각하자 찰리가 떠났다는 것이다 어느 순간 찰리 a에 대해 생각했고 그러자 찰리 a는 찰리 b가 되었고 찰리는 빌리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다 찰리에서 빌리로 옮겨간 것은 순간적인 일이다 붉은 입술이 플룻에 닿는 순간 찰리는 찰리 b가 떠난 것이라고 느꼈다 그러자 찰리 a가 누구였는지 생각나지 않았고 나도 찰리일 리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빌리가 왔다 세계를 잠시 해체하는 것 같은 느낌이 찰리와 빌리 사이로 지나갔다 나는 그것을 에로틱한 각성이라고 적어둔다 여자가 플룻을 가방에 도로 넣는다 플롯은 숨어 있다

 

 -문학동네시인선 068 여성민 시집 에로틱한 찰리60

 

▲ 여성민 시인     © 최영숙


여성민 시인에게 본인이 가장 좋아하는 시는 무엇인지 물었다. 모두 애정이 가지만 서 번의 방을 가장 좋아한다. 고 했다. 여성민 시인은 내가 시를 추구하고 늘 생각 하는 것이 내가 모르는 어떤 말과 문장을 찾아 간다. ”고 했다.

 

세 번의 방

    

여성민

 

쌍둥이가 되고 싶어 나는 너의 눈에서 솟아난 말뚝

 

검은 장막을 뚫고 음악처럼 즐겁게 쏟아질 때 세 번의 파멸과

세 번의 신음으로 네가 나를 받았다. 너의 눈에서

 

나는 네가 보는 것을 보았다 네가 사랑하는 것을 증오하기 위해

 

하얀 예복을 찢고 나는 너로 분열한 시럽

 

두 개의 컵으로 숨을 쉬지 컵이 부수는 방의 꽃과 불안을

생각하지

  

브라운을 생각하지 방에 꽃과 브라운이 가득해지도록 하지만

브라운이란 뭘까 네가 물어서 나는 울며 너의 밖에서

생겨나는 방

 

세 개의 방이라는 말과 너는 달콤하다 세 번째 방이라는 말

과 너도 달콤하다

 

세 번의 방이라는 말 이전에 나는 죽는다 브라운이라는 하루

 

하나는 쌍둥이가 될 수 없어 흰 예복과 시럽으로 네가 나

를 만들었다 네가 나로 분열했었다.

 

몸을 물어뜯고 입안에서 꽃과 말뚝이 창궐하도록

 

- 문학동네시인선 068 여성민 시집 에로틱한 찰리48~49

 

▲ 지인들과 사진을 담다     © 최영숙


김규환 화백은 여성민 시인에게 독특하다. 일반적인 형태의 시의 형태를 벗어났다. 시가 서정적이고 감미롭지 않다. 황지우 시와 같고 난해하다. 추구는 것이 뭔지 궁금하다고 했다. 그리고 이 시집은 베스트셀러가 될 것이다.”고 했다.

 

여성민 시인은 제가 충분히 다 알고 있는 언어들이고 문장들이다. 충분히 감지하고 감지할 수 있는 문장들이다. 어렵게 쓸려는 것이 아니고 다른 분들이 쓰던 문장과 단어들은 이미 알고 있는 것이기에 똑같이 쓰고 싶지 않았다. 고 했다.

 

난해하다는 말에 동의했다. 처음 이 시를 대했을 때 달리의 그림을 처음 만났을 때 느낌이었다. 독특하고 난해한데 볼수록, 읽을수록 즐거워졌다. 생각의 폭이 많았기 때문이다. 상상할 수 있는, 답을 주지 않는, 각자의 상상 속에서 코드를 읽을 수 있는, 그런 시였다. 그래서 즐거워졌던 것이다.

  

여성민 시인의 시집은 여러 번 읽어도 질리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단체사진을 담다     © 최영숙


오은 시인은 에로틱한 찰리시집 해설에서 여성민은 시에서 직구와 변화구를 능수능란하게 구사한다. 독자로서 공 끝을 읽어내기는 쉽지 않다. 직구는 날카롭고 변화구는 어디에 떨어질지 예측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어떤 시는 직구처럼 날아왔다가 변화구가 되어 솟구치기도 하고 변화구처럼 시종 꿈틀거리며 다가오다 재빨리 몸 상태를 바꾸어 직구처럼 가슴팍을 파고들기도 한다. 타자든 포수든 이 공을 처리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최후에는 기린의 자세로 일어서“[진술로 가득한 방]는 공의 머릿속을 헤집어 놓기 충분하다. 그의 시는 크게 두 가지로 이루어진다. 호명 또는 지시하며 시작되는 시와 불쑥 시작되는 시가 바로 그것이다. 전자의 경우, 시는 이것이곳을 일러주며 진행된다. 당신이 지금 어디에 있고 이제 어떤 이야기를 들게 될 것이라는 직구의 방식, 그러나 이 직구는 생각처럼 곧지 않다. 곧이곧대로 이 공을 맞아들이다간 헛스윙을 하거나 공에 몸을 맞기 십상이다.”고 했다. 정확한 해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방심은 금물인 것이 여성민 시인의 시 읽기였다. 그래서 더 오래도록 즐거울 수 있는 시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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