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무덤에서 5년의 세월까지… 사진으로 되돌아본 천안함 5주기 추모 현장

대전현충원 308묘역에 가득 찬 봄볕과 눈물…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잊지 않는 것뿐"

최영숙 | 기사입력 2015/03/27 [09:40]

빈 무덤에서 5년의 세월까지… 사진으로 되돌아본 천안함 5주기 추모 현장

대전현충원 308묘역에 가득 찬 봄볕과 눈물…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잊지 않는 것뿐"

최영숙 | 입력 : 2015/03/27 [09:40]
▲ 2015년 3월 26일 천안함 5주기를 맞아 대전현충원 308묘역에서 침배하는 해군 관계자들     ⓒ 최영숙


2015년 3월 26일은 천안함 피격 사건 5주기였다. 영웅들이 잠들어 있는 국립대전현충원 천안함 46용사 묘역(308묘역)을 다녀왔다. 카메라에 담긴 사진들을 통해 지난 5년의 세월을 가만히 되돌아보았다.

 

▲ 2010년 안장식 전에 46기의 빈 무덤     ⓒ 최영숙

 

2010년 4월 29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천안함 용사 46명의 안장식이 거행되었다. 안장식이 열리기 전, 차갑게 열려 있던 빈 무덤들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서늘하게 내려앉았었다.

 

▲ 2010년 4월 29일 안장식에서 슬픔을 토하는 천안함 유가족     ⓒ 최영숙

 

자식을 차가운 땅에 묻어야 하는 부모, 사랑하는 남편을 황망히 떠나보내며 울부짖는 아내, 아빠의 영원한 부재를 아직 실감하지 못하는 어린 자녀들의 모습을 곁에서 바라보는 일은 참으로 가슴 미어지는 고통이었다.

 

▲ 2011년 천안함 1주기     ⓒ 최영숙

 

2011년 3월 26일, 1주기를 맞아 대전현충원 천안함 묘역을 찾은 수많은 참배객이 고인들의 명복을 빌며 추모했다.

 

▲ 2011년 3월 26일 천안함 1주기 아들 나현민의 초상화를 들고 있는 아버지     ⓒ 최영숙


손가락으로 브이(V)를 그리며 환하게 웃고 있는 아들의 사진을 품에 안고 온 아버지는, 결국 그 환한 미소를 가슴 묻어내야만 했다.

 

▲ 2012년 2주기에 참석한 박근혜 새누리당 대표와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가 묘역을 돌아보았다.     ⓒ 최영숙

 

2012년 천안함 2주기 행사에 참석한 박근혜 새누리당 대표와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를 비롯한 여야 정치권 인사들도 묘역을 참배하며 둘러보았다.

 

▲  2013년 천안함 3주기   ⓒ 최영숙

 

2013년 천안함 3주기에 참석한 한 유가족이 묘역에서 울음을 떠트린 어린아이를 따뜻하게 달래주고 있다.

 

▲ 2014텬 천안함 4주기에 참석한 어머니의 눈물     ⓒ 최영숙

 

2014년 천안함 4주기, 금쪽같은 자식을 잃은 어미의 눈물은 아무리 서러운 세월이 흘러도 결코 멈출 수 없는 법이었다.

 

▲2015년 5주기에  아버지의 무덤을 찾은 자매     ⓒ 최영숙

 

지난해 초등학교 3학년이었던 해봄이는 “아빠 얼굴이 잘 기억나지 않아요. 그래도 친구들한테 '우리 아빠는 돌아가셨지만 대한민국을 지키다가 돌아가신 유명한 원사님'이라고 자랑스럽게 말해요. 그럼 친구들은 안 좋겠다고 안타까워하기도 하고, 멋지다고 부러워하기도 해요. 만화 같은 프로그램을 볼 때 아빠와 다정하게 나오는 장면이 있으면 문득 아빠 생각이 많이 나요”라고 속내를 털어놓았었다.

 

 

2015년 3월 26일, 어느덧 일 년이 더 흘러 훌쩍 자란 해봄이는 언니와 함께 아버지의 묘비 앞에 가만히 걸터앉았다. 언니 김해나 양은 “인터넷상에서 천안함 사건에 대해 악의적으로 말하거나 왜곡하는 사람들을 볼 때가 가장 마음이 아프다”고 나지막이 말했다.

 

▲ 2015년  5주기에 참석한 천안함에 승선했던 정다운 대위     ⓒ 최영숙

 

피격 당시 천안함의 전투정보관이었고 현재는 진해기지사령부 정훈과장으로 복무 중인 정다운 대위는 “사랑하는 전우들과 함께 치열하게 바다를 누볐던 그날들이 너무나도 그립다. 영웅들의 고귀한 희생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며, 먼저 간 전우들의 몫까지 우리 바다와 대한민국을 반드시 지켜내겠다”고 굳은 결의를 다졌다.

 

▲ 2015년 3월 26일 고인과 중학교 동창생인 이종오(27)중위와 맹주원(26)가 친구 강태민무덤에 술을 따르다     ⓒ 최영숙

 

중학교 동창으로 15년을 동고동락한 절친한 친구인 이종오(27) 중위와 맹주원(26) 씨가 친구 강태민 용사의 무덤 앞에 서서 정성스레 술을 따랐다. 이종오 중위는 “태민이는 굉장히 활달하고 늘 친구들을 잘 챙기는 의리파였다. 친구들에게 경조사가 생기면 누구보다 가장 먼저 달려와 밤을 새워주던 든든한 녀석이었다. 해군사관학교 생도 시절에 이 비보를 접했다”며 “친구를 생각할 때마다 조국 수호에 더 열심히 매진해야겠다는 각오가 선다. 우리 전우와 친구를 이렇게 만든 적대 세력이 다시금 도발해 온다면 결코 가만두지 않겠다”고 엄숙히 말했다.

 

친구 맹주원 씨 또한 “일부 전우들의 부모님은 아직 시신조차 찾지 못하셨기에 그 비통함이 깊은 한으로 남아 계신다. 그래서 친구들과 함께 매년 묘역도 찾고 부모님들도 꾸준히 찾아뵙고 있다. 세상 사람들이 이 희생을 너무 금방 잊어버리는 것 같아 안타깝다. 정말로 이들을 잊지 않고 오래도록 기억해 주셨으면 좋겠다. 바라는 것은 오직 그것뿐이다”라고 간절한 마음을 전했다.

 

▲ 2015년 3월 26일 천안함 5주기에 온 참배객     ⓒ 최영숙

 

어떤 참배객은 슬픔의 무게가 너무 무거운 듯, 오래도록 무덤 앞을 떠나지 못하고 하염없이 앉아 있었다.

 

▲ 비석에서 놀고 있는 어린이     ⓒ 최영숙


 비석에서 놀고 있는 어린이를 바라보니  마음이 더욱 아려왔다. 

 

▲ 2015년 대전현충원     ⓒ 최영숙

 

3월 26일, 대전현충원은 봄볕이 가득했다. 이 계절에  젊은 청춘을 잃어버린 46명의 젊은이들을 기억했다. 천안함 5주기를 기록하면서 유가족들의 깊은 슬픔을 보았다. 부모, 아내, 자식들의 그 하염없는 눈물을 만났다. 어찌 살아 있는 동안 그 슬픔을 잊겠는가 싶었다. 살아 있는 사람들이 할 수 있는 것은 이 젊은이들의 죽음을 잊지 않는 것뿐이라는 생각을 했다.

 

▲ 꽃을 들고가는 여인     ⓒ 최영숙

 

붉은꽃을 손에 쥔 채 누군가의 무덤을 찾아 대전현충원 묘역 깊숙이 걸어 들어가는 한 여인을 보았다. 다시 한번 고인들의 영원한 안식과 명복을 간절히 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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