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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효의 본질이 왜곡되어가고 있다. 우리나라는 원래 효의 나라다. 5천년 역사를 이어온 것은 ‘가족제도’와 ‘효 정신’ 때문이었다. 지금까지 알고 있는 관념적 효는 과거의 혈연적 가족관계였지만, 현대적 효의 개념은 HOY(孝)라는 것이다 즉 Harmony(조화, 화합) Young (젊은세대) Old(기성세대. 노인)을 지칭한다. 효는 왜 중요한가? 효는 기성세대와 젊은 세대가 화합과 조화를 이루는 하모니이기 때문이다.
요즘의 효는 따지고 보면 노인돌봄 시장에 등장한 복지의 최신상품에 불과한 것이 되고 말았다. 이 상품의 거래를 가족이 아닌 나라에서 노인복지라는 이름으로 보장하고 있다는 것이 특이점이라 하겠다. 최근 세상에는 돈이 되지 않는 것은 다 사라져 버렸다. 돈이 되겠다 싶으면 뭐든지 시장으로 몰려 나온다. 시골에서 품앗이가 사라진지 오래다. 이웃 간 개별 노동력의 차이를 문제 삼지 않던 전통이 사라진 것이다. 기계가 농업노동을 대체하면서 생긴 현상이다. 돈 주고 모 심고, 돈 주고 논 간다. 어른에 대한 공경심 없이 모든 게 거래의 대상이다. 오죽하면 조상 제사상 음식까지 상품으로 거래가 될까. 자식 결혼식은 물론이고, 부모 장례 치를 때 음식조차 제 손으로 만들지 않는다. 몇 십 년 전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것들이 시장으로 몰리고 있고 그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값비싼 효도상품이 대효(大孝)일까? 효도도 그렇게 되어 버렸다. 질 좋은 효도상품은 값이 비싸다. 노인요양시설의 등급이 여러 층인 것이다. 효의 질은 돈이 결정한다. 돈이 있어야 효도를 할 수 있고 돈이 있어야 효도를 받을 수 있는 세상이 된 것이다. 가난한 사람은 효도조차 할 수 없는 세상이 되어가고 있다. 물론 돈이 있는 자식들이 여럿 있어도 부모를 돌보지 않는 자식들도 얼마든지 있다. 그래서일까. 돈에 대한 사람들의 맹목성은 거의 종교적 수준이라 할 수 있다. 돈의 쓰임새와는 아무 관계없이 일단 돈을 가지려고 하는 불같은 욕망을 계속해서 부추기는 사회가 되어 버렸다. 모든 생산은 소비를 위해서가 아니라 이윤을 남기기 위한 것이 되었다. 시장 가격이 매겨지는 순간 모든 가치는 그 화폐가격 속에 매장된다. 나라나 사회가 아무렇지도 않게 돈으로 동기유발을 획책하는 범주는 도덕의 영역까지 파고들었고 양심까지도 건드리고 있다. 지난 2007년 8월부터 발효된 중요한 법률이 하나 있다. <효행 장려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다. 가족 내에서 이루어지는 너무도 당연한 도리를 오죽했으면 법으로라도 전통을 지켜보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전통적 뿌리사상으로 지켜 왔던 효 사상이 해체되어가는 사회에서, 하나의 그루터기를 만들어 새싹을 키우겠다는 노력의 일환이라 하겠다. 늙은 부모 앞에서 형제들 책임 미뤄서야 효행에 대한 보상은 매우 위험하다. 자발적 선의가 돈으로 보상되어질 때 선의는 사라지고 거래가 남는다. 위 법률에서 정하는 효 장려와 지원을 위한 사업을 '효 진흥원'에서 한다고 되어 있다. 각 지자체별로 93개의 효행지원조례가 제정되었으며, 시흥시의 경우 2008년 12월 경기도에서는 최초로 조례가 제정되었다. 조례제정이 유명무실한 곳이 대부분이지만 시흥시는 3세대가정에 효도비가 지원되고 있어 다행이다. 가족 안에서 이뤄질 역할들이 사회영역으로 옮겨지는 것이 환영할 일은 아니지만, 현대사회의 가족해체에 따른 새로운 현대적 효, 사회적 효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효 지원법이라도 지켜야 할 책임이 우리에게 있다. 출산과 육아, 보건, 교육 등에서 급기야는 효까지 가정을 벗어나고 있는 것이 안타깝지만 말이다. 전통적인 가족단위가 해체되고 가족의 결합력과 역할이 달라지게 됨에 따라 늙으신 부모를 놓고 형제자매 사이에 일어나는 목불인견의 실상들도 도를 넘고 있다. 경제적 이해관계를 축으로 형제자매 관계는 새로 짜여 지고 있다. 아무리 늙어도 부모가 가정 안에서 여전히 권위 있는 위치를 차지하고 있던 전통사회에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았다. 부모의 병원 수술비를 놓고 형제들끼리 다투고, 부모 장례식장에서 장례비, 유산문제로 다투다 원수지간이 되는 무서운 사회로 변모해가고 있다. 현대적인 사회적 새로운 효는 새로운 형태로 발전되어 우리사회에 뿌리내리기를 기원한다. <저작권자 ⓒ 시흥장수신문(시민기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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