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갯골 흰발농게와 자전거 다리
2013 순천국제습지보존회의에서 시흥갯골의 내일을 상상하다
이상애 | 입력 : 2013/04/27 [15:08]
2008년 갯골을 찾았을 때 그곳은 나무데크의 산책로가 있었지만 자연 속에 있다는 느낌이었다. 그렇지만 지난 겨울 가족과 함께 한 갯골은 너무 다른 느낌이었다. 그곳에 들어선 낯선 건물들을 보니 앞으로 갯골이 어떻게 변할지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걱정스러웠다.
멸종위기 2급 흰발농게와 자전거 다리
방산대교에서 바라보면 멸종위기종인 흰발농게가 서식하는 지역에 자전거모양의 다리를 놓는다고 한다.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 반대편 도로로 이동이 불편하다고 하여 다리를 놓는다고 하는데 하필 멸종위기종 흰발농게 서식지에 놓아야 하는지 의문이다.
많은 나라에서 멸종위기종을 보호하기 위해 법으로 사냥과 야생 서식지의 개발 등을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법률로 보호받는 종은 절멸로 위협받는 생물 전체 가운데 얼마 되지 않으며, 대부분은 관심을 받지 않은 채 멸종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멸종위기등급은 멸종의 위험도를 나타내는 지표이다. 흰발농게는 멸종위기 2급에 속한다. 대한민국의 야생동·식물보호법에 따르면 멸종위기 야생동·식물1급은 '자연적 또는 인위적 위협요인으로 개체수가 현저하게 감소되어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로서 관계 행정기관의 장과 협의하여 환경부령이 정하는 종'이고, 멸종위기 야생동·식물2급은 '자연적 또는 인위적 위협요인으로 개체수가 현저하게 감소되고 있어 현재의 위협요인이 제거되거나 완화되지 아니할 경우 가까운 장래에 멸종위기에 처할 우려가 있는 야생동·식물로서 관계 중앙행정기관의 장과 협의하여 환경부령이 정하는 종'이라고 정하고 있다.
2007년 시흥갯골에서 발견되어 한동안 개발과 보존사이에서 논란거리였던 맹꽁이는 지난해 멸종위기 종에서 해제되었고 지난해에는 흰발농게가 멸종위기 2급으로 지정되었다.
자전거 다리를 꼭 놓아야 한다면 차선책으로 방산대교 아래에 설치하는 것이 나을 것 같은데 왜 굳이 흰발농게 서식지를 파괴하면서까지 다리를 놓아야 하는 지 의문스럽다. 잘 모르는 사람들은 이렇게 생각할 지도 모른다. 자전거 모양의 그럴듯한 다리를 보이는 곳에 설치를 해야지 보이지않는 방산대교아래 만드니 보이기 위한 행정이 아니냐 하는 이야기도 들린다.
4월19일에서 21일까지 순천에서 열렸던 국제습지보존회의에 참석했었다. 제일 이슈는 환경과 보존 그리고 개발면에서 각 지자체에서 벌이는 일들에 관한 토론이었다. 순천에서는 지금 PRT(소형무인궤도차)에 대해 많은 이야기가 오가고 있다. 지금까지 보도된 자료를 보면 지자체에서 추진되었던 경전철에 대해 긍정적인 의견은 드물다. 그런데 순천 PRT의 운영에 대해 그냥 흘려들을 수 없는 이유는 다른 지자체들이 순천을 모델로 삼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자연과 어우러진 최소한의 인공적인 설치 갯벌규모에 맞는 시설물의 유지와 관리
2013 순천국제습지보존회의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발표는 외국의 경우 우리처럼 뭔가 인공적인 설치를 하기보다 자연과 어우러져 보존에 더 신경을 쓴다는 점과 우리나라의 발표 중에서는 봉암갯벌이 기억에 남는다. 갯벌을 운영하는 원칙이 갯벌규모에 맞는 시설물의 유지와 관리를 한다는 점이었다. 중앙에서 예산을 많이 내려 보냈어도 갯벌규모에 맞지 않기에 설득하여 받지않았다는 이야기는 시흥에 사는 사람으로서 많은 것을 생각게 하는 대목이었다.
생각을 하며 산다는 것은 고통스런 일이다. 그리고 그 대상에 대해 애정이 많다면 그만큼 슬픈 일이기도 하다. 인간은 자연을 이용해 최대한의 경제적인 이득을 취하려고 하고 자연은 많은 사람들로 인해 기능을 상실해 간다. 냉정하게도 사람들은 기능을 상실한 자연엔 발길뿐만이 아니라 그 생산물까지 사지 않는다. 그러니까 자연에 대한 경제적 가치는 그 기능이 유지될 때 제대로 산출할 수 있는 것이다. 전문가는 아니지만 시흥갯골에 계속 시설물이 들어서고 예전과 다른 모습으로 변하는 모습을 보며 앞으로 더 바뀔 것을 생각하면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이 되었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아는 사람으로서 답답하기만 하다.
지난 18일 시청 글로벌센터에서 국내외 습지 전문가들이 참석하여 시흥 갯골 국제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시 관계자는 “시흥 갯골의 가치와 중요성을 느끼고, 보전과 개발 방향에 대해 되짚어 볼 수 있는 유익한 자리였다”며 “세미나를 계기로 민간단체, 지역주민들과 함께 지속적인 대화의 자리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했다고 한다.
시흥갯골과 바닷물 그리고 해양생태계
바닷물이 드나드는 시흥갯골은 시흥만의 문제가 아니다. 뿐만 아니라 골프장 빛공해로 인해 기존의 생태계는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다. 신안군은 해양생태계 보호를 위해 바닷물이 통하도록 노둣길을 정비한다고 하는데 시흥시는 습지보호지역인 시흥갯골을 어떻게 현명하게 유지 보존할 것인지가 궁금해 진다.
대화는 미리 결정하고 하는 것이 아니다. 좀더 나은 방법이 있으면 받아들일 수도 있는 것이 대화이다. 어릴적 살았던 고향은 참 아름다운 곳이었다. 떠난지 10년이 되었을 때 방문한 그곳은 시멘트로 칠해진 개울과 근처 돼지농가의 폐수로 더 머물러 추억을 되살리는 시간조차 허락하지 않았다. 자연은 그대로 두고 느낄 수 있을 때 그 속에서 힐링이 있을 수 있다.
앞으로 시흥갯골은 어떻게 변할까? 누구말대로 유리로 씌워 그 위를 걷게 될까? 아님 시멘트묘처럼 되는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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