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취재] 언어의 밭을 일구고 꽃을 피우다... 『소래문학』 제22집 출판기념회 및 송년회
‘언어의 밭을 일구고 꽃을 피우는 모임’이라는 동인지의 슬로건에 걸맞게, 이번 『소래문학』 제22집은 다채롭고 깊이 있는 문학적 성과들로 가득 채워졌다.
시 부문에는 임경묵, 이동호, 안정훈, 박승환, 강현분, 심우일, 정명자, 이순태, 박준석, 조철형, 연규자, 차남수, 최분임 시인의 신작이 실렸으며, 수필 부문에는 황옥순, 최준렬, 이연숙, 이경영, 박승환, 정애숙 작가의 담백한 삶의 사유가 얹어졌다. 소설 부문에는 연규자, 이준옥 소설가의 선 굵은 서사가 담겼고, 포토 에세이 부문에는 최영숙 작가의 렌즈에 포착된 서정적인 작품들이 수록되었다. 또한 특집 면을 통해 최분임, 임경묵, 이준옥 회원의 문학적 깊이를 조명하는 글들이 함께 실려 지면의 밀도를 한층 높였다.
돌이켜보면 2014년 한 해 동안 소래문학에는 유독 경사스러운 일들이 가득했다.
지난 2월 20일 이귀훈 회원의 저서 『그날 이후 사람이 보이기 시작했다』 발간을 신호탄으로, 10월 20일에는 최분임 총무가 국내 최고 권위의 문학상 중 하나인 <제12회 삶의 향기 동서문학상>에서 영예의 대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10월 25일에는 동인들의 문학적 시야를 넓히기 위한 군산 문학 기행을 다녀왔으며, 10월 27일에는 조철형 회원이 <제3회 이해조문학상>에 당당히 입선하는 낭보를 전했다.
여기에 11월 10일 최영숙 회원의 시흥 아카이브 사진집 『나의 살던 고향은』 발간, 11월 25일 황옥순 회원의 첫 수필집 『노을, 속살을 드러내다』 발간, 11월 30일 안정훈 회원의 신작 시집 『누군가 내 몸에 살다 갔다』 발간을 지나 오늘 『소래문학 제22집』 동인지 출간에 이르기까지, 소래의 이름을 빛낸 눈부신 결실들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국내외 수많은 문학 지망생들이 경합을 벌인 동서문학상에서 대상을 거머쥔 최분임 시인의 당선작 「매조도(梅鳥圖)를 두근거리다」는 다산 정약용의 하피첩(霞帔帖)에 얽힌 애달픈 서사를 현대적 시각으로 재해석한 탁월한 작품이다.
봄빛 우북한 매조도가 우물물 한 바가지에 꽃잎 몇 띄워 건네는 그 품을 헤아립니다. 한기 끝에 매달린 꽃을 고쳐 눈물 내려놓으라는 당부로 읽습니다. 뒤돌아보는 새 한 마리, 꽃 대신 당신에게 낯선 얼굴이었을 때 분홍에 가까웠던 시간을 묻습니다. 위리안치圍籬安置된 매화나무, 여백의 방향을 결정짓지 않고 가장 먼저 도착합니다.
뒤돌아보면, 그리움은 그림자조차 거느리지 않고 피는 꽃 아니던가요. 뿌리도 모르고 향기도 없이 왈칵, 쏟아지는 허방 아니던가요.
소래문학의 안정훈 시인은 유서 깊은 ‘문학의전당 시인선 186번’으로 신작 시집 『누군가 내 몸에 살다 갔다』를 발간하여 평단의 주목을 받았다. 이날 행사장에는 최찬희 전 시흥미술협회장이 시인에게 직접 붓글씨로 쓴 ‘필붕(筆朋)’이라는 호를 선물해 훈훈함을 더했다. 최 전 회장은 “안 시인이 평생 동안 펜을 고결한 친구로 삼아 향기로운 문학의 길을 걷기를 바라는 의미를 담았다”며 동행의 뜻을 전했다.
지난 1993년 척박한 토양 위에서 창간호를 펴냈던 소래문학은 올해 제22집에 이르기까지 단 한 번의 결간 없이 시흥의 문학적 자존심을 지켜왔다. 이는 시흥에서 자생한 민간 문학 단체 중 가장 깊은 역사이자 범접할 수 없는 세월의 증거이다.
현재 수주문학상 수상과 대산창작기금을 수혜하며 중앙 문단에서도 뚜렷한 족적을 남기고 있는 임경묵 회장과, 올해 최고의 낭보를 전해준 최분임 총무를 필두로 총 27명의 정예 동인이 뜨겁게 집필에 매진하고 있다.
온라인 소래문학 카페에는 현재 136명의 유기적인 회원들이 문학적 교류와 서평을 나누며 시흥의 문학 지평을 넓혀가는 든든한 주춧돌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http://cafe.daum.net/soraelitera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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