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0월 28일, 대야동 목련나무를 만나다

최영숙 | 기사입력 2019/10/30 [13:09]

2019년 10월 28일, 대야동 목련나무를 만나다

최영숙 | 입력 : 2019/10/30 [13:09]

 

▲ 2019년 10월 28일 대야동 목련나무     ©최영숙

 

 

대야동 목련나무를 생각하면 가슴이 서늘해진다. 2019419일은 대야동 목련나무 이식 1주년이었다. 그러나 공사 중이라는 이유로 접근도 하지 못했다. 지난 1월 목련나무가 갈라지고 버섯이 핀 것을 본 것이 마지막이었다. 올봄에 조그만 싹이라도 나왔을까 궁금했지만 만날 수도 없었다.

 

 

23[시흥시대야동백만송이목련지키기시민모임] 이후 시대백목지키모안시헌 위원장이 주택조합에서 목련나무를 볼 수 있게 잠시 개방한다는 소식을 접했다. 23일 목련나무 대화방에 임시 모임을 알리는 글을 올렸다. “안녕하신지요. 꽃이 피고 지는 계절이 지났습니다. 안시헌 위원장님이 목련나무를 볼 수 있다고 모임 소집을 알렸습니다. 고사했다는 전언을 들었습니다. 먼저 참담한 모습을 확인했는데 또 어떠한 모습일지 생각만으로도 마음이 너무 아픕니다. 그러함에도 차후 논의를 해야 할듯합니다. 1028일 월요일 10시 시흥시체육관 옆에 있는 엘마트에서 만나서 차로 이동합니다. 어쩌면 마지막 모습이겠다는 생각입니다. 정성을 다해 살리려고 마음을 모아주셨던 그 순정으로 만나야겠습니다.”는 글을 올렸다.

 

안타까운 일이네요. 시흥시의 좋은 자산 하나를 잃었습니다.”, “까치가 날아왔으면 좋겠어요”, “속상합니다.”등의 답이 왔다.

 

▲ 2019년 10월 28일 목련나무     © 최영숙

 

▲ 2019년 마지막 꽃을 피운 목련나무     © 최영숙

 

시흥시 대야동 목련나무는 주간시흥 2013414일자 일만 송이 목련나무 화려한 꽃 만개라는 제목으로 처음 거론되었다. “개발예정지로 지정되어 있어 향후 귀한 거목인 일만 송이 목련의 미래를 보장할 수 있는 체계적인 관리 방안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라는 취지의 기사가 실렸다. 그 후, 시흥장수신문에서 20171224일자 대야동 재개발 지구에 남겨진 목련나무를 살려야 한다.”는 제목으로 목련나무 기사가 실렸다. 목련나무를 살리기 위한 [시흥시대야동백만송이목련지키기시민모임] 이후 시대백목지키모라는 자발적인 시민들의 운동이 일어났다.

 

▲ 2018년 4월 19일 목련나무 이식되다     © 최영숙

 

그 후 몇 번 이식 시기가 늦춰지면서 꽃을 피운 목련나무는 2018419일 소래산 자락 어린이공원 부지로 이식되었다. 이식 시기가 늦어져 걱정했지만 봄에 비가 많아서 목련나무의 상태도 잘 알지도 못하면서 좋아했다. 그러나 2018년은 잔인했다. 114년 만의 폭염과 제대로 보호받지 못한 나무는 잎을 떨구고 고사 되기 시작했다. 마지막으로 볼 수 있었던 20191월 나무는 갈라지고 버섯이 피고 말라 있었다.

 

▲ 2019년 4월 20 소래산 자락에 이식된 목련나무     © 최영숙

 

 

▲ 2019년 10월 28일 대야동 목련나무     © 최영숙

 

목련나무를 보는 일도 쉽지 않았다. 419일 이식 1주년을 맞아 방문하려 했지만 거부 당했다. 봄과 여름이 지나고 늦가을 1028일 목련나무를 보러 갈 수 있었다. 목련나무의 모습은 1월과 다르지 않았다. 어디에서도 생명의 그림자는 보이지 않았다. 참담했다. 안시헌 위원장은우리도, 시도, 두산, 조합도 우리가 나무를 죽였다.”고 한탄했다. 지난 시간들이 파노라마처럼 지나갔다. “목련나무를 기억할 수 있게 작게라도 남겨줬으면 좋겠다.”“안전한 크기에서 죽은 나무 이미지 없는 조형물로 만들면 어떠냐.”는 의견 등이 나왔다.

 

공원조성소장은 나무가 썩어서 쓰러지면 안전사고와 현재 위치의 땅들을 고르는 과정에서의 문제 등 있다며, 의견들을 주택조합에 전하겠다.”고 했다.

 

▲ 어린이 공원이 들어설 자리     © 최영숙

 

1029시대백목지키모안시헌 위원장의 글이 올라왔다. “공원조성소장의 연락을 받고 어제 최영숙, 최분임 두 분과 목련 나무의 상태를 목도하고 왔습니다. 이식 후 2년 반 동안 나무가 감당하려 했던 모진 형상이 끝내 죽음으로 내몬 우리 모두의 이기의 악행으로 비쳐 보였습니다. 111() 12시에 목련나무를 떠나 보내는 작은 의식을 치르려 합니다. 시간 되시는 분께서는 극동아파트 정문 옆쪽(목련나무)으로 오시면 고맙겠습니다.”

 

조촐한 준비해서 그날 뵙겠습니다.” 답글을 올리면서 끝내 목련나무를 지켜내지 못했다는 미안함과 허무가 실감 되었다. 한기가 자꾸 몰려왔다. 사진을 담으면서 얼마나 많은 사라지는 풍경에 마지막 술을 부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200764일 소금창고가 파괴되었을 때, 2014년 둔터골 회화나무가 불에 타서 사라졌을 때, 2019년 이제 대야동 목련나무인가 싶었다.

 

▲ 목련나무     © 최영숙

 

목련나무를 살리기 위해 노력했던 시대백목지키모위원들의 안타까운 마음도 같기에 가지나 밑둥에 작은 가지도 살아 있는 것이 없나요?”며 마음을 전했다. 작은 생명의 기운이라도 찾고 싶어하는 마음을 알 수 있었다. “잡초와 덤불이 가득 오래전에 발길이 끊긴 듯하였고 표피껍질 부분이 속살과 분리되고 갈라져 있어 회생 가능성은 가슴에나 들어 있는 듯합니다.”

 

대야동 마을주민들과 함께 살아왔던 목련나무는 그렇게 사람들의 가슴에 회한으로 남겨지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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