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 첫날 오후 1시, 심봉진(한국화가) 작가와 이남근(설치미술가) 작가의 행위예술 ‘삶-갯골’ 퍼포먼스가 펼쳐졌다. 11번째 행위예술을 선보인 심봉진 작가는 작품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그들의 몸짓은 우리가 점차 잃어가는 가치가 무엇인지 침묵 속에 웅변하고 있었다.
기록에 도전하는 김형인 님은 30여 명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으로 연날리기 기네스북 기록에 도전했다. 2.5미터 크기의 연 555개를 이어 띄워 총 1387.5미터를 날려 올리며 기네스북 등재에 성공했다.
이날의 성공은 수많은 우여곡절 끝에 얻은 결실이었다. 비가 내리고 바람조차 불지 않아 기네스북 기록원들이 철수하기까지 했으나, 오후 6시가 넘어서야 겨우 비가 그치고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돌아가던 기록원들이 다시 발길을 돌려 확인한 끝에 세워진 기록이었다. 하나의 기록을 넘어서기 위해 마음을 졸이며 최선을 다하는 김형인 님을 보며, 최고가 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과정인지 깊이 실감할 수 있었다.
연을 만들고 날릴 때마다 우리 연을 사랑하고 자랑하고 싶은 마음뿐이라는 그는, 이번에 비가 오고 여건이 좋지 않아 연들이 많이 망가졌지만 기분만은 최고라고 덧붙였다. 소감을 말하는 그의 모습에서 숨길 수 없는 기쁨과 뜨거운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다.
8월 15일 밤이 깊었음에도 비는 멈추지 않고 계속 내렸다. 가수 해바라기의 공연은 빗속에서 그대로 진행되었다. 비가 내리자 많은 관객이 자리를 떠났지만, 오히려 끝까지 남은 이들은 빗속의 공연을 온전히 즐기는 분위기였다. 내리는 비는 공연장의 공기를 한층 낭만적으로 적셔주었다.
해바라기의 ‘모두가 사랑이에요’를 듣고 있으니 아주 오래전 시절로 돌아가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비록 관객 수는 적었을지라도, 해바라기의 음악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자리를 지킨 사람들에게는 잊을 수 없는 하루라는 선물이 전해진 시간이었다.
축제장 곳곳에 마련된 여러 부스에서도 다채로운 행사가 진행되었다. 특히 시흥시 새마을문고의 알뜰도서교환전 및 도서 대여 부스가 관람객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헌책 두 권을 가져오면 신간 한 권으로 바꿔주는 도서 교환전은 인기가 무척 좋아, 인천이나 안양 등 인근 도시에서도 미리 헌책을 준비해 올 정도였다. 축제에 참여했다가 잠시 쉬어가며 아이와 함께 책을 읽는 부모들의 모습을 보니, 도서 대여 역시 무척 의미 있는 프로그램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시흥문화원에서는 시흥 역사 전시관 및 생태공원 자료실을 운영했다. 이곳은 시흥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시흥갯골생태공원의 자료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전시 공간이었다.
전시관에서 만난 최재갑 님은 월곶에서 12대째 살고 계신 토박이로, 전시된 옛 사진 속 인물들을 한 분 한 분 상세히 설명해 주셨다. 사진 왼쪽부터 최옥천 전기출장소장, 원용익 면장, 최재형 월곶전기추진위원장, 장혁수 장곡초등학교 교장 선생님 등 지역 역사의 주인공들을 가르쳐 주셨다.
사진 속 인물들을 직접 아는 분께 생생한 이야기를 듣는 일은 무척 반갑고 신기한 경험이었다. 마치 사진 속 인물들이 현장으로 걸어 나오는 듯한 느낌마저 들었다. 지혜와 기억을 간직한 어른들이야말로 진정한 보배라는 생각이 깊어졌다. 옛 사진을 보며 추억에 잠긴 어르신들의 모습 속에서 살아 움직이는 역사를 느낄 수 있었다.
축제 기간 5일 동안 현장을 사진에 담으며 만난 시민들의 반응은 세대별로 제각각이었다.
소사동에서 온 한유빈 어린이는 만들기 체험 등 즐거운 놀 거리가 많아 즐거웠다고 전했다. 거모동에서 온 유성희 님 가족은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환경과 행사장 곳곳에 설치된 정수기, 머드장에서 제공한 비닐 등 세세한 배려가 인상적이었다는 반응을 보였다.
반면 부천에서 온 김인순 님은 방송을 보고 처음 축제장을 찾았으나 주변 정리가 덜 된 느낌이고 안내판이 부족해 행사장을 찾는 데 애를 먹었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시흥 토박이인 최재갑 님은 역사 전시관에 전시된 옛 사진 속에서 지인들을 다시 볼 수 있어 반가웠다는 소회를 전했다. 장곡동의 이상구 님은 1회부터 빠짐없이 참석해온 애정 어린 시선으로 좁은 진입로와 먹거리촌의 접근성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잔치다운 활기가 조금 더 필요하다는 조언과 함께, 시흥문화원의 역사 전시관이 아니었다면 어르신들이 공감할 공간이 부족했을 것이라며 전시관의 의미를 높게 평가했다.
대체로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 단위 방문객들은 풍성한 무료 체험과 놀 거리에 높은 만족도를 보이며 내년에도 다시 방문하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
중년층의 반응은 방문 시간대에 따라 엇갈렸다. 저녁 공연에 해바라기나 사랑과 평화 등 세대에 맞는 음악이 많아 좋았다는 의견이 있었으나, 낮에 방문한 이들은 본인들이 즐길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프로그램의 세대 간 균형을 맞추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공연의 질적 수준에 대해서는 아쉽다는 의견이 중론이었다. 식전 행사의 어수선함과 공연 순서 안내 미흡으로 좋아하는 가수의 무대를 놓친 관객들의 항의 섞인 목소리도 들렸다. 특히 공연 중간에 진행된 음악 평론가 임진모 씨에 대한 감사패 전달은 무대의 흐름을 끊는 운영상의 미숙함을 드러내며 시민들의 비판을 받기도 했다.
교통편 부족과 안내 시스템 미비 역시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다. 생태공원 보호를 위한 불편함은 어느 정도 감수해야 할 몫이지만, 주요 방향에서의 이정표 부재는 준비 부족이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축제 기간 내내 신속하게 수거된 쓰레기 덕분에 행사장은 청결하게 유지되었다. 궂은 날씨 속에서도 묵묵히 배수로를 정비하던 공무원들, 상냥한 미소로 관람객을 맞이하던 진행요원들, 그리고 세계 기록 도전을 위해 6시간을 기다린 김형인 님의 집념은 축제를 성공으로 이끄는 밑거름이 되었다.
이러한 부족함과 노력들을 바탕으로 내실을 기한다면, 시흥갯골축제는 내만 갯벌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전국적인 생태 축제로 더욱 단단히 자리 잡을 것이다. 내년에는 한층 더 알찬 축제가 되기를 기원하며 행사장을 빠져나왔다. <저작권자 ⓒ 시흥장수신문(시민기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시흥갯골축제 관련기사목록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