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1월 1일 목련나무에게 마지막 인사를 했다. 목련꽃 소식이 들리자 익숙 발길은 이미 대야동 목련나무에게 닿았다. 혹시 나무 밑에 조그만 싹이라고 있을까 싶어 자세히 살펴보았다. 그러나 어디에도 생명의 기운은 느낄 수 없었다.
아파트 공사는 완공에 가까워지고 있었다. 2017년부터 2020년까지의 대야동 목련나무 기록을 정리했다. 목련나무의 주변은 상전벽해가 되었다.
1- 2017/12/24 기사 -대야동 재개발 지구에 남겨진 목련나무를 살려야 한다
대야동의 목련나무는 현재 철거가 진행되고 있는 대야동 아랫방아다리길 7번지에 있다. 목련나무가 있는 시흥시 대야동 303번지 일원은 2013년 12월 11일 시흥시 고시 제2013-98호로 주택재개발정비 사업으로 시행 인가 고시되었다. 지금은 극동아파트 아랫마을은 철거가 거의 진행된 상태이다. 두산위브는 “소래산을 품은 1382세대 초역세권 대단지 대야역 두산위브 더파크”라는 이름으로 분양을 시작했다.
소래산 품에서 살아온 목련나무를 두산위브가 살리는 것이 진정 소래산을 품는 일이 아닐까 싶었다. 만약 못 품는다면 시흥시에서 나서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2- 2018/01/09 기사 -지역 주민과 두산 사업자를 손잡게 한 100년 된 목련나무
시흥시와 두산건설(대야동 주택재개발사업 시공사)이 사업지역 내 자생하고 있는 수령 100년(추정) 이상 된 토종 목련 나무를 보존하기로 해 지역주민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사업 시공사도 “비용과 시간이 더 들더라도 지역 주민들과 함께 하는 재개발사업은 좀 더 나은 삶의 질 향상에 보탬이 될 수 있다”라는 의견에 공감했다. 향후 시흥시와 두산건설은 목련 나무 보존 및 활용 방법에 대해 계속해서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3-2018/02/28 -대야동 백만 송이 목련나무의 이식이 시급하다
2월 끝날, 봄을 재촉하는 비가 내렸다. 1시 30분 옛 대야동 명문 연립 앞, 아랫방아다리길 7번지 앞에 시흥시, 두산건설, 주택조합 관계자 및 [시흥시 대야동 백만 송이 목련지키기 시민모임] 이후 ‘시대백목지키모’지칭 회원과 지역주민 등이 모였다. 목련나무가 이식되는 장소로 소래산 자락 두산 위브 공원으로 정해졌다는 소식을 접했다. 많은 비용을 들여 외부에서 나무를 구입하지 않고 어려서부터 동네에서 지켜보던 정다운 목련나무를 옮겨 심는 두산건설과 주택조합의 선택은 탁월했다. 이 목련나무를 지켜보았던 지역주민들과 새로운 입주자들은 이 목련나무를 통해 100여 년의 역사를 공유하게 되는 귀한 결정이었다.
4- 2018/03/29 기사 -대야동 목련나무 아직도, 그 자리에서 꽃을 피우다
29일 오후 3시 10분 전체 연락이 왔다. “목련나무 가족 여러분께! 좋은 소식입니다. 내일 목련나무 이전한다고 합니다. 오전 7시부터 장비가 와서 분 뜨고 이전 장소 준비하여 점심 이후 상차 이전 예정이라 합니다. 조촐하게 막걸리라도 한 잔 부어 주려고 합니다.”‘시대백목지키모’안시헌 위원장에게서 연락이 왔다. 30일 이전할 때 쓸 북어와 막걸리 등을 준비했다. 돌아오는 길에 목련나무에게 갔다. 아, 꽃을 피우고 있었다. 어제 왔을 때만 해도 꽃 몽우리만 보았는데 활짝 핀 꽃이 여럿이 보였다. 꽃을 보고 가슴이 덜컥 내려앉는 것은 처음이었다. 옮기기 전이라도 꽃 몽우리들을 따줘야 한다는 생각에 내일 오실 수 있는 분들은 봉투 등을 준비해 달라고 안내했다.
5- 2018/04/12기사 -대야동 목련나무, 14일 소래산 자락에 둥지를 튼다
2018년 4월 14일 옛 대야동 명문 연립 앞, 아랫방아다리길 7번지 앞에 있는 대야동 목련나무가 소래산 자락 ‘두산위브더파크’ 공원 부지에 이식될 예정이다. 지난 4월 10일 자정~11일 새벽 이전 예정이었으나, 비가 예상되어 일정이 14일로 바뀐 것이다. 4월 3일 목련나무 이식을 위하여 전지 작업을 했다.
6-2018/04/13기사- 대야동 목련나무, 19일 00시로 이식 날짜가 다시 연기되다
2018년 4월 13일 오전 7시부터 시작하는 분 뜨기를 기록하기 위해 옛 대야동 명문 연립 앞, 아랫방아다리길 7번지에 위치한 목련나무에게 왔다. 그러나 목련나무에는 아무도 없었다. 19일 00시로 이식 날짜가 다시 연기되었다.
7-2018/04/21기사 -대야동 목련나무, 4.19일 혁명일에 소래산 자락에 안기다
2018년 4월 19일, 드디어 대야동 목련나무가 소래산 자락 어린이공원 부지에 이식되었다. 감리단에서 목련나무가 잘 살 수 있도록 기원하는 의식을 위해 북어포, 사과, 배, 막걸리 등을 준비했다. 또한 부활의 의미로 계란을 준비했다. 모든 사람들의 마음이 한곳으로 모인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야동 목련나무가 오밀조밀 다정했던 옛 마을 사람들과 아파트로 이사 오는 새로운 주민들을 이어 준다는 생각이 들었다. 백만 송이 아름다운 꽃을 피우고 있는 목련나무 아래에서 어린이들의 웃음이 울려 퍼지는 그날이 떠올랐다. 제발 무사히 안착되기를 기원했다.
현장에서 만난, 목련나무의 존재를 몰랐던 2020년 입 주예정자도 "나무를 살려줘서, 우리 아이들이 볼 수 있게 해줘서 감사하다."라고 했다. 목련나무를 어려서부터 보았던 주민도, 39번 국도를 지나며 봄이면 목련나무의 꽃과 향기를 맡으며 목련나무를 살리기 위해 노력했던 시민들 모두를 아우르는 것은 대야동의 목련나무였다.
8- 2018/06/07기사- 지금, 대야동 목련나무는 안전한가
지난 6월 4일 오전 8시 49분 안시헌 ‘시대백목지키모’위원장으로부터 "목련나무의 상태가 다르게 보이니 긴급 만남을 갖고자 한다.”는 내용의 안내와 잎들이 검게 변한 목련나무 사진이 올라왔다.
이지선 씨는 "뿌리가 활착이 안되어 물을 흠뻑 주어야 하는데 책임지고 관리할 사람이 없고 여름 날씨라 우려했던 일들이 일어난다."라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목련나무가 비닐포장지에 둘러싸인 모습을 본 임경묵 씨는 "스팀기 위에 냉동만두 찌듯이 목련나무가 올려져 있다."라 고 한숨을 지었다.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이 보기에도 이식된 목련나무 주위가 지열을 높여주는 비닐포장으로 덮인 환경과 이제 겨우 이식된 지 50일이 된 100여 년이 된 목련나무가 이 더위에 물 공급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9- 2018/06/08기사- 현시점에서, 대야동 목련나무는 누가 사후관리를 해야 하는가
6월 7일 오후 1시 30분 두산건설 현장사무소에서 시흥 시청 도시재생과, 두산건설, 주택조합, 명성 조경건설, ‘시흥시대야동백만송이목련나무살리기 시민모임' 회원 등이 대야동 목련나무의 지속적인 관리주체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를 했다. 그러나 원점을 맴돌 뿐 결론에 도달하지 못했다.
일반적으로 소나무 등 귀하다 싶은 나무를 이식할 때는 조경업체에서 사후관리까지 관리하는 조건으로 이식하는데 100여 년 된 목련나무를 이식하면서 시흥시와 두산건설이 대대적인 홍보를 한가운데 이식되었는데 사후 관리 주체가 없어서 물을 구걸하는 현실이 시흥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한없이 초라했다. 6월 7일은 물을 주었지만, 그럼 다음은 또 어쩌란 말인가?
목련나무가 목말라한다는 소식에 생수를 준비한 시민에서부터 목련나무를 걱정하는 마음은 같다는 생각을 했다. 물이 있는 곳으로 제 몸을 움직일 수 없는 태생적 한계를 지닌 목련나무를 염려하는 시민들의 사랑과 관심은 깊었다.
10-2018/06/23기사 - 대야동 목련나무, 지금 가장 큰 고비를 지나고 있다
4.19 혁명 날에 소래산 자락으로 옮겨진 목련나무를 만나는 것은 심적으로 힘들다. 목련나무의 100여 년 삶에서 지금 가장 큰 고비를 넘기고 있기 때문이다. 보는 사람이 이러한데 목련나무는 얼마나 힘들게 자신의 한계를 극복할까 싶었다. 6월 21일 ‘시대백목지키모’회원들이 목련나무를 찾았다. 가까이 본 목련나무는 6월 7일보다 더욱 검게 변해 있었다.
목련나무는 최악의 상태에서 생존을 위해 온 힘을 쓰고 있었다. 물을 공급받지만 이글대는 태양이 받아낸 비닐 포장 속에 둘러싸여 있는 상태이기 때문이었다. 하루빨리 관리주체가 정해져서 목련나무가 현재의 상태에서 가장 필요한 부분을 공급받아야 할 듯했다. 고목이 이식되어 살아나려면 자력의 힘과 사람들의 조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런 연후에야 그 후의 결과에 대하여 한 사람으로 써 목련나무에게 당당할 수 있을 듯했다.
11-2018/07/06기사 - 대야동 목련나무, 참담함 속에서 희망을 품다
7월 5일 대야동 목련나무 가지들이 뚝뚝 잘려 나간 사진을 보고 참담했다. 현장을 찾았다. 시흥시에서 나와서 잘랐다고 했다. 나무들의 형태를 만들면서 잘 모습을 보고 목련나무를 살리기 위해 어떠한 일들이 벌어지는 것이 아닐까 하는 기대감이 들었다. 참담함 속에 희망이 피어나기를 바랐다.
12-2018/08/10일 기사- 114년 만의 폭염, 대야동 목련나무는 현재 어떠한가
날씨가 태양에서 레이저 광선을 쏘는 듯하다. 올여름은 1904년 기상관측 이래 114년 만에 최악의 폭염이 찾아왔다. 1942년 이후 76년 만에 40℃를 넘는 지역이 속출했으며 42개 지점에서 8월 최고기온 기록을 경신했다. 목련나무 이전 99일을 맞은 7월 26일 목련나무를 찾았을 때는 잎들이 다 말라 있었다. 두산에서 물을 공급했다. 모든 언론에서 중계방송하는 듯 114년 만의 폭염을 보도하는데 살아 내기에 최악의 조건에 서 있는 목련나무는 덩그러니 공사 현장 한 쪽에 서 있었다. 목련나무는 지금 스스로 살아내기 위해 얼마나 많은 힘을 쓰고 있을까 싶었다. 제발, 뿌리는 살아남아서 내년 봄이 되면 새순이 돋는 그날을 기대해 본다. 속이 타들어가는 계절이다.
13- 2019/04/20일 기사- 대야동 목련나무, 2019년 4월 19일, 이식 1주년을 기록하다.
2019년 4월 19일 대야동 목련나무를 이식한지 꼭 1년째 되는 날이다. 목련나무의 지난 시간을 사진으로 복기해서 기록한다.
14, 2019/10/30 기사- 2019년 10월 28일, 대야동 목련나무를 만나다
2019년 4월 19일은 대야동 목련나무 이식 1주년이었다. 그러나 공사 중이라는 이유로 접근도 하지 못했다. 지난 1월 목련나무가 갈라지고 버섯이 핀 것을 본 것이 마지막이었다. 2019년 10월 23일 ‘시대백목지키모’ 안시헌 위원장이 주택조합에서 목련나무를 볼 수 있게 잠시 개방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28일 목련나무를 만날 수 있었다. 목련나무 어디에서도 생명의 기운을 느낄 수 없었다. 참담했다. 11월 1일(금) 12시에 목련나무를 떠나보내는 작은 의식을 치르려 한다는 내용을 공지했다.
15, 2019/11/05기사 - 2019년 11월 1일 대야동 목련나무에게 마지막 인사를 했다.
시흥장수신문에서 2017년 12월 24일 자 “대야동 재개발 지구에 남겨진 목련나무를 살려야 한다.”라는 제목으로 기사를 실었다. 안시헌 위원장을 주축으로 2017년 12월 25일 목련나무를 살리기 위한 [시흥시대야동백만송이목련지키기시민모임] 이후‘시대백목지키모’라는 모임이 생겼다. 목련나무가 이식되고 목련나무를 살리기 위해 노력했지만 결국 104년 만의 폭염과 제대로 공급하지 못한 물 공급 등 천재와 인재의 결과로 목련나무가 고사했다. 안시헌 위원장은 마지막 인사말에서 “이제 참새 떼처럼 피었던 목련 꽃을 볼 수 없게 되었습니다. 아쉽고 안타까움이 크지만 잡고 있던 끈을 놓고 왔습니다. 그간 애 많이 쓰시며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것으로 목련나무 살리기 시민 모임은 마무리를 맺습니다. 늘 건강과 행운이 함께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고 인사를 했다.
목련나무를 기록하면서 마음을 졸였던 순간들이 떠올랐다. 그러함에도 결국은 허망하게 죽은 나무를 볼 수 밖에 없었다. 마음이 무너져 내리던 시간이었다.
재개발이 될 때 지역주민이 귀하게 여기는 나무나 보존가치가 있는 곳을 미리 공원 부지로 들어가게 한다면 지역민과 새로 입주자들과 연결하는 귀한 역할을 할 것이다. 대야동 목련나무가 이식될 때 이곳에 이사 오면 목련나무 꽃을 볼 수 있을 거라던 입주민의 기대도 어린이 공원에 들어선 목련나무 그늘 아래에서 어린아이들이 뛰어놀고 가끔 그늘에서 쉬고 싶었던 소망은 사라졌다.
목련나무가 살 수 있게 더욱 적극적인 역할을 하지 못한 것에 대한 자책감과 자신이 뿌리내리던 곳에서 이식되고 고사한 목련나무에게 한없이 미안한 시간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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