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1월 1일은 마음이 참담한 하루였다. 대야동 목련나무와 마지막 인사를 했기 때문이다.
시흥장수신문은 2017년 12월 24일 자 “대야동 재개발 지구에 남겨진 목련나무를 살려야 한다.”라는 제목으로 목련나무 기사가 실었다. 2017년 12월 25일 목련나무를 살리기 위한 [시흥시대야동백만송이목련지키기시민모임] 이후‘시대백목지키모’라는 모임이 생겼다. 그 후 14회에 걸쳐 대야동 목련나무의 변해가는 모습들을 기록했다. 목련나무 이식을 위해 많은 사람들이 마음을 모았다. 시흥 시청과 두산, "시대목지키모"단체 등이 논의하여 목련나무의 이전 확정되었다. 목련나무의 이식 시기가 늦어지는 우여곡절 끝에 2018년 4월 19일 대야동 목련나무가 이식되는 모습을 가슴 설레며 보았다. 무사히 뿌리내리기를 모두 기원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그 후 관리 부실과 104년 만의 폭염 등으로 죽어가는 나무를 지켜보았다.
2018년 4월 19일 목련나무를 이식하고 막걸리, 과일 북어포와 부활을 기원하며 계란까지 올렸던 축하의 의식이 2019년 11월 1일 마지막 제를 올리는 자리가 되었다. 재개발조합과 공원 조성 소장은 회의와 선약 등으로 참석하지 못한다고 했다.
조촐한 준비를 해갔다. 안시헌‘시대백목지키모’위원장, 최분임 시인, 박영규 주간 시흥 발행인이 참석했다.
시흥을 기록하면서 소금창고, 둔터골의 600년 된 회화나무, 또 대야동의 목련나무까지 파괴되고 떠나는 풍경들을 많이 지켜보았다. 또 이렇게 술잔만 붓고 있구나 싶었다. 떠나보내는 의식을 마쳤다. 목련나무를 지키기 위해 노력했던 ‘시대백목지키모’회원들의 글들이 올라왔다.
최분임 시인은 “그간 여러모로 고생 많으셨어요. 고맙습니다. 함께 한 모든 분들께도 감사드린다.”라고 했다.
심우일 신천 고등학교 교감은 “오호애재라~ 인간의 개발에 대한 욕심 속에 한 생명체가 스러져갔네요. 적불선지가 필유여앙(선을 오래도록 쌓지 않는 집안은 반드시 재앙이 있을 것이다)인데... 욕심을 덜어내는 삶을 살아야 아름다움과 함께 할 수 있다는 목련나무의 경고라고 여겨지네요. 그동안 아름다움을 지켜내기 위해 수고를 아끼지 않은 모임 회원분들의 정성에 박수를 보냅니다. 이번과 같은 안타까운 마음이 앞으로 우리 삶 속에 자리를 틀지 않도록 적선하는 삶을 사는 사람이 아주 많은 세상을 꿈꾸어 봅니다.”라고 마음을 전했다.
안시헌 위원장은 “이제 참새떼처럼 피었던 목련 꽃을 볼 수 없게 되었습니다. 왜냐고요? 백만 송이 꽃을 피우던 그 목련나무가 미안하게도 죽었기 때문입니다. 어제 최영숙, 최분임, 박영규 님과 함께 아주 조촐한 의식으로 목련나무를 보냈습니다. 아쉽고 안타까움이 크지만 잡고 있던 끈을 놓고 왔습니다. 그간 애 많이 쓰시며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것으로 목련나무 살리기 시민 모임은 마무리를 맺습니다. 늘 건강과 행운이 함께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라고 마지막 인사말을 했다.
목련나무에게 한없이 미안하고 마음에 한기가 드는 2019년 11월 1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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