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태양에서 레이저 광선을 쏘는 듯하다. 올 여름은 1904년 기상관측 이래 114년 만에 최악의 폭염이 찾아왔다. 1942년 이후 76년 만에 40℃를 넘는 지역이 속출했으며 42개 지점에서 8월 최고기온 기록을 경신하였다. 일기예보가 나올 때마다 목련나무를 생각하면 걱정이 앞섰다.
올 봄은 비가 잦았다. 목련나무에게는 다행이었다. 제대로 안착되나 싶던 목련나무 날이 더워지는 6월에 들어서자 잎이 말라가는 현상이 나타났다.
나무를 이전하는 시기가 늦어져서 활착이 힘들었을 것이고 옮길 때 꽃봉우리와 가지들을 더 자르고 몸통만 오도록 해야 하는데 너무 가지를 많이 남겨뒀지 않나 하는 등의 의견들이 나왔다. 목련나무를 옮기기 전 2018년 1월부터 꾸준히 지적된 사항들이었다.
7월 4일 시흥시청에서 목련나무를 살리기 위해 죽은 나뭇가지를 잘라냈다. 두산관계자는 "나뭇가지는 시청에서 잘랐고 물은 너무 자주 주면 안 된다고 해서 주기를 맞춰 주고 있다"고 했다. 목련나무가 가지들이 잘려 위엄을 잃고 서 있는 모습이 안타깝지만 이 시련을 딛고 살아내기를 기원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나머지 잎들도 말라가기 시작했다.
목련나무 이전 99일을 맞은 7월 26일 목련나무를 찾았을 때는 잎들이 다 말라 있었다. 두산에서 물을 공급했다. 시흥시대야동백만송이목련나무살리기시민모임’ 안시헌 위원장은 "목련나무 이식 99일째 되는 날, 목련은 어쩌란 말인가 이 더운 복중에 죽어가고 있다. 잘려나간 가지 끝은 말라 갈라지고 회생을 기다리는 것은 죄일까?"라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심우일 회원은 "뿌리라도 살아 있어야 할 텐데"하고 일말의 희망을 가졌다.
모든 언론에서 중계방송 하는 듯 114년 만의 폭염을 보도하는데 살아 내기에 최악의 조건에 서 있는 목련나무는 덩그러니 공사 현장 한 쪽에 서 있었다.
목련나무는 지금 스스로 살아내기 위해 얼마나 많은 힘을 쓰고 있을까 싶었다. 제발, 뿌리는 살아남아서 내년 봄이 되면 삐죽이 새순이 돋는 그날을 기대해 본다. 속이 타들어가는 계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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