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4년 만의 폭염, 대야동 목련나무는 현재 어떠한가

최영숙 | 기사입력 2018/08/10 [01:56]

114년 만의 폭염, 대야동 목련나무는 현재 어떠한가

최영숙 | 입력 : 2018/08/10 [01:56]

 

▲ 목련나무이전 99일을 맞은 2018년 7월 26일 잎이 마른 목련나무     © 최영숙

 

 

날씨가 태양에서 레이저 광선을 쏘는 듯하다. 올 여름은 1904년 기상관측 이래 114년 만에 최악의 폭염이 찾아왔다. 1942년 이후 76년 만에 40를 넘는 지역이 속출했으며 42개 지점에서 8월 최고기온 기록을 경신하였다. 일기예보가 나올 때마다 목련나무를 생각하면 걱정이 앞섰다.

 

▲ 4월23일 목련나무 이식 후     ©최영숙

 

올 봄은 비가 잦았다. 목련나무에게는 다행이었다. 제대로 안착되나 싶던 목련나무 날이 더워지는 6월에 들어서자 잎이 말라가는 현상이 나타났다.

 

▲ 2018년 7월 4일 시흥시청에서 목련나무를 살리기 위해 잎이 마른 가지들은 잘라냈다     ©최영숙

 

나무를 이전하는 시기가 늦어져서 활착이 힘들었을 것이고 옮길 때 꽃봉우리와 가지들을 더 자르고 몸통만 오도록 해야 하는데 너무 가지를 많이 남겨뒀지 않나 하는 등의 의견들이 나왔다. 목련나무를 옮기기 전 2018년 1월부터 꾸준히 지적된 사항들이었다. 

 

 74일 시흥시청에서 목련나무를 살리기 위해 죽은 나뭇가지를 잘라냈다. 두산관계자는 "나뭇가지는 시청에서 잘랐고 물은 너무 자주 주면 안 된다고 해서 주기를 맞춰 주고 있다"고 했다. 목련나무가 가지들이 잘려 위엄을 잃고 서 있는 모습이 안타깝지만 이 시련을 딛고 살아내기를 기원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나머지 잎들도 말라가기 시작했다.

 

▲ 목련나무 이식 99일 째인 7월26일     ©최영숙

 

목련나무 이전 99일을 맞은 726일 목련나무를 찾았을 때는 잎들이 다 말라 있었다. 두산에서 물을 공급했다. 시흥시대야동백만송이목련나무살리기시민모임안시헌 위원장은 "목련나무 이식 99일째 되는 날, 목련은 어쩌란 말인가 이 더운 복중에 죽어가고 있다. 잘려나간 가지 끝은 말라 갈라지고 회생을 기다리는 것은 죄일까?"라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심우일 회원은 "뿌리라도 살아 있어야 할 텐데"하고 일말의 희망을 가졌다.

 

▲ 2018년 8월 8일 목련나무     ©최영숙

 

모든 언론에서 중계방송 하는 듯 114년 만의 폭염을 보도하는데 살아 내기에 최악의 조건에 서 있는 목련나무는  덩그러니 공사 현장 한 쪽에 서 있었다.

 

▲ 2018년 4월4일 목련나무 꽃핌     ©최영숙

 

목련나무는 지금 스스로 살아내기 위해 얼마나 많은 힘을 쓰고 있을까 싶었다. 제발, 뿌리는 살아남아서 내년 봄이 되면 삐죽이 새순이 돋는 그날을 기대해 본다.  속이 타들어가는 계절이다.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주간베스트 TOP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