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날 다음날 점심식사로 가족들이 모였다. © 이연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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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 다음날 결혼한 딸들까지 가족이 모두 모였다.
황태콩나물해장국과 갈비찜과 김치찜, 오징어초무침이 오늘 점심 주 메인 음식이다. 김치찜은 명절음식들로 느끼해진 위장을 매콤깔끔하게 마무리하기 좋은 음식이고 둘째 사위가 좋아하는 요리다.
92세된 시어머니는 점심식사를 기다렸다고 밥이며 국을 한 그릇씩 뚝딱 해치우신다. 밥을 잘 안 먹던 아이들도 여러 식구들이 함께 뭉치니 모두 한 그릇씩 뚝딱 해치운다. 그렇게 점심식사를 끝내고 차례로 세배를 하고 아이들 윷놀이가 시작되었다.
▲ 삼촌과 아이들의 의견이 수렴되어 윷판에 말을 놓는다 © 이연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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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촌이 아이들한테 조건을 걸었다.
삼촌이 세뱃돈을 주되 이긴 팀은 3만원씩. 진 팀은 1만원씩이다. 희비가 엇갈리지만 모두 찬성을 하고 윷놀이가 시작 되었다. 게임은 게임이니만큼 게임하는 동안 웃음소리가 집안을 가득 메운다. 애들 엄마 아빠들이 신이 나서 응원을 하고 삼촌은 훈수를 두고 아이들이 의견을 모아 윷판의 말을 놓는다.
▲ 송아는 항상 신중하게 윷을 고르게 해서 던진다 그런데 윷이나 모가 잘 나온다 © 이연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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윷이야 도야. 일어났다 앉았다
모나 윷이 나오거나 말을 잡으면 신이 나서 거실을 겅중겅중 뛰면서 좋아하고 말을 먹히거나 뒤지면 시무룩해지면서 떠들썩하다.
첫판에 동욱이와 채린이가 졌다. 동욱이와 채린이가 다시하자고 우긴다. 삼촌한테 그렇게 해달라고 조르자. 삼촌 왈. “삼촌한테 졸라봐야 소용없어. 승자인 송아와 현진이를 어떻게 해서라도 설득해 봐. 너희들 생각을 총 동원해서 설득해 보는 거야”
▲ 첫 판을 이기고 현진이의 세레머니. ©이연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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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아이는 장난감을 주겠다. 놀이 카드를 주겠다. 뭔가를 주겠다지만 승자들은 고개를 저을 뿐이다. 결국은 장기자랑을 하되 승자가 웃을 수 있어야 한다. 로 결정된다.
동욱이는 태권도 시범을 보였지만 송아와 현진이의 마음을 얻지 못해서 다시 춤과 노래를 부른다. 채린이는 춤이 있는 노래를 예쁘게 불러 박수를 받았다.
▲ 장기자랑으로 노래를 부르는 동욱이와 차례를 기다리는 채린이 © 이연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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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윷놀이는 시작되고 얼굴이 빨갛게 상기되어 윷을 던진다. 주거니 받거니 앞섰다 뒤졌다 잡히고 다시 역전하고 결국은 송아네가 또 이겼다.
삼촌이 상금으로 송아와 현진이 3만원씩 주고 동욱과 채린이 1만원씩 주는 순간이다,
앙!
동욱이가 대성통곡이다. 닭똥 같은 눈물을 뚝뚝 떨어트리며 세뱃돈을 거부하는 사태가 생겼다. 왜 우는지, 조목조목 따지는 삼촌한테 공평하지 않다는 거다.
그럼 내년에 윷놀이를 해서 이겨도 공평하지 않다고 할꺼야? 믇지 다시 하게 되도 이런 공평하지 않은 게임은 하지 않겠단다. 무엇이 공평하지 않은 건지...
이렇게 우리 집 설날은 웃음과 눈물, 희비가 엇갈렸지만 모두 한바탕 배를 쥐고 웃어넘기는 설날이다.
▲ 무엇이 나왔길래 모두들 심각할까? © 이연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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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은 이래서 좋다. 한 가족이 모여서 뭔가 호흡을 하면서 함께 웃을 수 있다는 것, 아이들 재롱을 보려고 시키지 않아도 저절로 재롱이 나오는 놀이, 윷놀이는 실내에서 하기 좋은 가족놀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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