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시에 있는 아름다운 나무를 이야기할 때 꼭 빠지지 않는 나무들이 있다. 포동의 은행나무, 도리재의 느티나무, 둔터골의 회화나무, 대야동의 목련나무 등이었다.
시흥시의 개발로 인해 도리재의 느티나무 중 한 그루는 고사했다. 둔터골의 회화나무도 장현지구택지개발이 되면서 불에 타서 사라졌다. 대야동의 목련나무는 현재 철거가 진행되고 있는 대야동 아랫방아다리길 7번지에 있다.
목련나무가 있는 시흥시 대야동 303번지 일원은 2013년 12월 11일 시흥시 고시 제 2013-98호로 주택재개발정비사업으로 시행인가 고시되었다. 지금은 극동아파트 아래 마을은 철거가 거의 진행된 상태이다.
2013년 주택재개발정비사업으로 지정되기 전 주간시흥에서는 2013년 4월 14일자 기사에서 ‘일 만송이 목련(?)나무 화려한 꽃 만개’라는 제목으로 귀한 수목의 체계적 관리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기사가 실렸었다.
지인들과도 대야동 목련나무를 걱정했다. 2013년 당시 주간시흥에 목련 꽃 사진을 제공했던 안시헌 전 시흥시의회 의장에게 전화를 했다.
안시헌 전 시흥시의회 의장은 “나도 대야동의 목련나무가 걱정이 되어 11월 말쯤 철거 현장소장을 찾아갔다. 이 나무를 살리는 방도를 물었다. 소장 말로는 이 나무를 살리려면 이미 2015년도 경에 옮기는 비용 등이 의논되었어야 하는데 늦었다."고 했다. 안시헌 전 시흥시의회 의장은 “이는 시흥시하고 협의를 해야 한다. 우리 시흥시가 도시브랜드 75위이다. 그 지역에 살았던 나무를 살려내서 새로 건설되는 아파트와 예전에 살았던 나무가 연계되는 도시가 돼야 한다.”고 했다.
지난 12월 12일 배곧신도시 비발디 아트하우스로 생태문화도시 시흥문화비전 2030 선포식을 가는 길에 벚꽃나무를 싣고 배곧신도시로 들어가는 트럭을 만났다. 나무를 내리는 분에서 어디서 온 나무냐고 물었다. 시흥시에서 도로를 개설하면서 뽑혀진 가로수를 이곳 배곧신도시 공원 꾸미는 곳에 다시 심는다고 했다. 귀한 생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무의 생명도 살리고 재원도 줄일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것이 진정한 자연과 사람이 상생하는 생태도시를 만드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대야동 명문연립 앞, 아랫방아다리길 7번지에 있는 목련나무는 건강해 보였다. 시흥시의 꽃이 목련이다.
두산 위브는 “소래산을 품은 1382세대 초역세권 대단지 대야역 두산위브 더파크”라는 이름으로 분양을 시작했다.
소래산 품에서 살아온 목련나무를 두산 위브가 살리는 것이 진정 소래산을 품는일이 아닐까 싶었다. 만약 못 품는다면 시흥시에서 나서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미 시흥시는 재개발로 마을의 역사와 주민들의 추억을 함께 나눴던 아름다운 나무들을 많이 잃었다. 둔터골의 회화나무가 그렇고, 도리재의 느티나무가 그렇다. 이제 남은 대야동의 목련나무는 반드시 살려야 한다. 현재의 자리에서 살릴 수 없다면 배곧신도시나 시흥은계지구, 시흥장현지구 등의 공원이 들어설 장소에 목련나무를 옮겨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경남 의령군 충익사에는 500년 된 모과나무가 있었다. 높이는 8.5m, 둘레는 3m이었다. 나무의 줄기가 근육모양으로 울퉁불퉁하게 골이 패여 있는데, 오래된 모과나무에서만 볼 수 있는 특이한 형태라고 했다. 이 모과나무는 수성마을을 지켜주고 보호하던 당산목으로 토속신앙의 대상이었으나 1978년에 곽재우 장군 유적지 정화사업을 실시할 때 충익사로 옮겨졌다. 이 나무를 보면서 경외감이 느껴졌다. 나무는 그러한 존재이다.
500년 된 모과나무도 옮겨서 살려내는데 또 다시 재개발을 한다는 이유로 시흥시의 아름다운 나무를 잃는 우를 범하지 않기를 바랄뿐이다.
이 목련 몽우리들이 2018년 새봄을 맞아 꽃을 피우기를 기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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