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이작도 부아산(162.8m)
김광수 | 입력 : 2017/10/06 [17:48]
가까운 서해안에는 섬들이 많이 있으며 야트막한 작은 산들이 있기 마련이다. 휴일이나 주말에 인천에서도 가지만 가까운 대부도 방아머리에서 배를 타면 어렵지 않게 연안 섬들에 갈 수 있다. 대개 한 두 시간이면 도착하는데 아침 8시경 배를 타면 10시경에 도착하고 돌아오는 배가 오후 4시경에 있으니 섬에서 체류 시간은 6시간 정도 된다. 서두르지 않고 두어 시간 산행하고 늦은 점심을 먹은 후 여유 있게 배에 오르면 7시면 집에 도착한다.
배가 차도선이라 크고, 흔들림도 적어 여유 있게 책을 보거나 술판을 벌여도 딱 좋은 분이기여서 하루나들이 코스로는 제격이다.
대이작도는 ‘섬마을 선생님’이라는 영화로 잘 알려져 있다. 임진왜란 당시 일본의 탄압을 피해 피난을 왔다가 이곳에 정착하게 되었다고 한다. 2013년 기준으로 세대수 140에 인구283명인 아담한 섬이다.
연안 여객선을 타면 예의 갈매기들이 쫒아온다. 사람들이 재미로 주는 새우깡에 식성도 바뀌고 생태계가 교란되는 것은 아닌지 모른다. 그래도 갯벌을 보면 갈매기가 먹이활동도 하고, 배낚시에서 던져주는 생선 부산물을 좋아하는 것을 보면 전부 다 새우깡만 쫒아 다니는 것은 아닐 것이다.
이작도는 대이작도와 소이작도가 있는데 2시간이 안 걸려 도착한다. 연안 방아머리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선재도와 영흥도가 있지만 이미 연륙교가 놓여 있어 섬 아닌 섬일 뿐이고 섬으로 가장 가까운 곳에 자월도가 있으며 이작도 주변으로 덕적도와 승봉도가 있다. 승봉도와 이작도 아래로는 사승봉도라는 무인도가 있는데 사유지이고 관리인이 있어 여름철에는 유료로 야영도 가능하다. 이곳에서 한 달간 물고기 잡아먹으면서 책이나 보다오면 여한이 없겠다. 버킷리스트에 추가 하련다.
대이작도 선착장에 내려 일행들과 사진 한 컷 찍고 왼쪽 해변을 따라 산행 길에 오른다. 높지 않은 산이기에 점심은 하산 후 하기로 했으며, 선착장 앞 횟집에 식사를 예약했다. 강원도든 남해안이든 단체로 가면 회와 식사를 포함 한상에 일십 만원이니 일인당 25,000원 정도 부과 되는데 이곳은 웬일인지 17,000원 정도로 저렴하다. 나중에 식사하면서 보니 내용도 부실하지 않고 적당했다.
처음 배를 탓을 때에는 비가 제법 내렸는데 내릴 때 되어서는 비가 내리지 않았지만 구름이 걷치지는 않았다. 우산이나 우비를 착용할 정도는 아니지만 시계가 좋지 않아 전망이 아쉬울 것이다. 30분에서 한시간 정조면 거의 정상이 나오고 정상부근에 구름다리가 있다. 부아산 안내 표지를 보니 부아산은 기가 세고, 바위는 영험한 가운이 흐른다는데 우리나라에서 가장 기가 센 산은 강화도 마니산이고 청산도 용바위도 기가 세다고 하니 섬의 산이 대개 기가 센 모양인데 바다의 기를 모아 올려서 그런 것이 아닌가 싶다.
구름다리를 지나 조금만 가면 부아산 정상이다. 162.8m로 높지 않은 산이지만 섬에서는 높은 곳이니 풍광이 아름다울 텐데 흐린 날씨로 인한 짙은 안개로 조망이 좋지 않아 무척 아쉽다. 중간에 준비해간 안주로 막걸리 한잔 하고 뒤편으로 하산했다. 먼저 내려간 사람이 마을 주민에게 물으니 산을 잘못 내려왔다 하고 선착장까지 가려면 무척 멀다고 한단다. 나에게 전화가 와서 식당에 연락해 차를 보내 달라고 요청하라고 한다. 나는 사전에 지도를 보고 공부를 하기도 했거니와 작은 섬이 시간이 걸리면 얼마나 걸리겠는가. 삼 전체를 다 돌아도 두 시간도 안 걸릴 거리를. 나는 걱정 말라 하고 가던 길로 계속 가라고 안심을 시킨다. 역시 예상대로 얼마 안가 안의 안부이고 그곳에서 선착장이 내려다보인다. 걸어서 한 시간도 안 걸리는 거리를 차를 보내라는 것은 넌센스이다. 마을 주민이 왜 이런 허위 정보를 주는지 모르겠다.
하산 후 횟집에서 반주를 겻들인 회와 매운탕에 식사까지 하고 여유있게 4시에 출발하는 배로 대부도 방아머리로 돌아온다. 힘겹지 않은 산행과 섬나들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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