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마 스님의 충고
동우 | 입력 : 2017/07/17 [11:22]
外息諸緣 밖으로 모든 인연들을 쉬고
內心無喘 안으로 헐떡거림이 없어서
心如牆壁 마음이 장벽과 같아야사
可以入道 가히 도에 들어갈 수 있다 하리라
달마 스님은 남인도 향지국의 셋째 왕자로 태어나 서역 인도에서 처음으로 동토 중국으로 선법(禪法)을 전한 초대 조사로 받들어지는 인물이다.
그래서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이 선법의 요체를 묻는 화두가 된다. 그러나 우리는 그의 고준한 선법문보다 부리부리한 눈과 얼굴을 그린 달마도가 액운을 물리쳐 준다는 속설에 더 익숙하다.
이 게송은 어떻게 공부를 해야 하는지를 묻는 제자 혜가 스님의 질문에 대한 달마 스님의 답이다. 밖을 향해 헐떡거리는 마음을 쉬는 것이 도에 들어가는 문고리가 된다.
이 한여름 폭염의 열기도 또한 우리를 헐떡거리게 만드는 것 중 하나이다. 불교에는 ‘번뇌’를 가리키는 단어가 매우 많은데, 그 중에 ‘열뇌(熱惱)’라는 말도 있다. 마음에 번뇌가 있으면 마음이 들끓는다고 하듯이 요동치는 움직임은 열을 만든다.
자신을 둘러싸고 일어나는 갖가지 일에 대하여 우리의 몸과 마음은 늘 신속하고 정확하게 꼭꼭 반응한다. 지나치다 싶을만큼의 예민한 촉수, 그것 또한 우리의 헐떡거림이다. 자신 스스로를 세상에서 가장 소중하다고 생각하지만 실제 생활을 들여다 보면, 나 아닌 외부의 사물이나 사람에 의해 파도치는 순간이 대부분이다.
생각의 흐름은 폭포수에 비유될 만큼 빠르고 끊임이 없어서, 자신이 무엇을 생각하는지 알아차리기가 쉽지 않다. 우리는 그 생각이 바로 나 자신이라 여기고 생각의 흐름에 따라 헐떡거린다.
흙탕물을 더 이상 휘젓거나 흔들지 않으면, 점차 흙가루는 가라앉고 물은 맑아진다. 맑아지면 밝아지고, 밝아지면 환하게 비출 수 있다.
우리의 마음도 그러하다. 생각을 생각으로 휘젓지 않으면, 흔들리고 뒤섞여 열뇌하던 마음이 쉬어 청량해진다. 무언가를 구하려고 안간힘을 쓰다가 그 애타는 마음에서 벗어나면 아무렇지도 않듯이. 타오르는 불꽃에 시원한 감로수를 부어 불을 끄고 나면, 고요하게 비춰보는 지혜가 드러나는 것이다.
달마도가 물리쳐 준다는 액운은 그의 이 고구정녕한 충고를 받아들여 마음의 번뇌를 식힐 때 얻어지는 옵션 정도가 아닐까.
달마 스님이 동쪽으로 와서 말로는 전할 수 없었던 마음이라는 보배는 이 순간도 헐떡임 없이 고요히 빛나고 있으니 말이다.
我有一卷經 나에게 한 권의 경전이 있는데
不因紙墨成 종이와 먹으로 된 것이 아니라네
展開無一字 펼쳐보면 글자 하나 없지만
常放大光明 항상 큰 광명을 쏟아내고 있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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