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산도 범바위(237m)
김광수 | 입력 : 2017/05/18 [16:18]
산악회 치고는 꽤 먼길을 다녀왔다. 밤 늦게 도로가 한가한데도 다섯 시간 이상을 달려 도착해야 했으니 멀긴 멀다. 당일로 다녀와야 하기에 오가면서 편한 28인승 리무진버스를 이용했는데 한사람도 빈자리 없이 마감이다.
금요일 밤 12시가 맞는 말인지, 토요일 0시가 맞는 말인지 모르겠다. 같은 말 인 것 같다. 출발 후 간략한 인사와 안내 이후 다들 불 끄고 잠들었다. 일부 주당들은 잠 잘 자게 한 잔 해야 한다며 소주 몇 병 해치웠다. 보령 휴게소에서 한번 쉬고 내쳐 달려 완도항에 도착했다. 아침을 먹고 07:30분 배로 청산도를 향했다. 멀지는 않지만 카페리 큰 배라 빠르지가 않아 50여분 소요되는 것 같다.
메스컴에 나와 유명해진 곳은 실제 가보면 실망하는 경우가 많다. 마치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말처럼 그림이나 사진이 더 멋있게 보인다. 애초 큰 기대를 안했기에 실망도 크지 않다. 그럼 그렇지 정도의 느낌이면 족하다. 그러나 산은 다르다. 아무리 이름 없는 산을 가도 좋고, 지도에 없는 뒷동산 같은 산도 좋고, 가고 또 가고 여러 번 가도 좋은 산이 많다.
서편제 촬영지인 청보리밭 또 무슨 드라마 촬영지 등을 돌아본 후 그래도 산을 안 갈수 없어 보적산 옆의 범바위를 다녀왔다. 범바위는 200m가 좀 넘는 높지 않은 산이고 승용차로는 5분 거리에까지 접근이 가능하고 대형버스로는 약 30여분 걸어야 한다.
청산도 범바위에는 수많은 형상의 바위가 곳곳에 숨어있고 호랑이 형상도 있는데 바람이 불 때면 바위틈을 지나면서 범 우는 소리가 난다고 해서 범바위로 불린다. 범바위에는 아주 먼 옛날 청산도에 살던 호랑이가 바위를 향해 포효한 소리에 자신이 놀라 섬 밖으로 도망쳤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또한 강한 자성으로 범바위 부근에서는 나침반이 작동하지 않아 신비의 바위라도고 불린다. 범바위에서 내려다보면 청산도가 한 눈에 들어오며 날씨가 좋은 날에는 여서도, 거문도, 제주도까지 볼 수 있다.
나침반이 작동하지 않는 이유는 바위에 자철석 성분이 함유되어 있어 자기장이 지구 평균보다 약 6~10배 강하다고 하며 이 때문에 나침반이 빙글빙글 도는 것이다.
한정된 시간 때문에 더 돌아볼 수가 없어 배타고 나와야 했지만 시간을 여유있게 가서 청산도에 있는 산을 종주하고 온다면 바다와 산이 어우러진 최고의 풍광과 함께하는 산행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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