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시흥시 갯골생태공원에서 9월 7~9일까지 제7회 시흥갯골축제가 열렸다.
▲ 12년 9월 7일 갯골 배 탐사여행 첫배를 타다 ©최영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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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 첫날 오전 8시. 이번 축제에 새롭게 시도된 ‘배로 떠나는 신기한 갯골여행’에 참가하기 위해 부흥교로 갔다.
갯골과 방산대교(왕복8km)간 뱃길을 오가는 물길여행이었다. 첫배에 오른 정지민 (10)어린이는 “엄마가 신청했는데 등교시간을 미루고 왔어요. 작년에도 왔었지만 올해엔 배를 타니까 기분이 너무 좋아요”라고 말했다.
정 군의 어머니 강현숙(38) 씨는 “시흥에서 사는데 가까운 곳에서 배를 타는 것은 특별한 경험이라 인터넷에 사전 접수부터 했어요. 갯골축제는 매년 오고 있는데 자연 속에서 축제를 해서 즐거워요”라고 했다.
주호종 (46) 해병대 시흥시전우회 회장은 "갯골축제에서 인명구조와 환경 미화, 청소 등을 하는데 쓰레기가 많아요. 시화호도 10년째 청소를 해왔는데 이제 그곳에는 쓰레기들이 없어요”라며 이곳도 3개월 간 주 2-3회씩 정기적으로 청소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축제 준비는 공을 들여서 잘했는데 ‘배로 떠나는 신기한 갯골여행’은 물이 빠지면 배가 움직일 수 없기 때문에 고무보트가 나을 것 같다”는 제안을 했다. 자연환경과 애들을 위해서라면 나룻배가 최고라고 생각한다는 그는 “나룻배 3-4대 정도를 운행하고 선착장을 계단식으로 만들면 물이 빠져도 나룻배가 움직일 수 있기 때문에 더 많은 사람들이 탈 수 있다”며 구체적인 생각을 털어놨다.
그러나 환경을 걱정하는 어떤 시민은 “배가 운항하면 새들의 먹이활동과 쉼 활동에 피해를 준다"며 뱃길 여행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물때 때문에 9월 7~8일(오전 8시,9시 승선) 20명과 9일(오전 8,9,10시 승선) 30명 등 축제기간 중에 7번 밖에 배를 띄울 수 없었다.
시흥갯골축제는 매년 날씨 때문에 골치를 앓았다. 그러나 올해 갯골축제기간은 최상이었다. 어린이들은 해수풀장에서 신나게 물놀이를 했다.
열기구는 바람이 너무 강해 띄울 수가 없었다. 대신 행글라이더 시뮬레이션으로 대체되었다. 어린이들은 하늘을 날았다.
김혜리(10) 양은 “재미있었어요, 가슴이 터지는 줄 알았어요”라며 흥분된 목소리로 말했다. 송복연(11) 양은 “가슴 속에서 짜릿하고 하늘을 난다는 생각에 너무 좋았어요. 시흥갯골축제는 너무 즐거워요”라며 환하게 웃었다.
축제 첫날 잔디공원 무대에서는 62개 팀이 참가를 신청한 제2회 시흥 어쿠스틱 음악제 예선이 진행되었다. 어쿠스틱 음악제는 직접 연주할 수 있는 모든 악기(피아노, 통기타, 하모니카, 드럼, 콘트라베이스 등)를 사용하되 참가곡을 어쿠스틱화(MR 및 확성을 제외한 전자장치 사용 못함)하여 참가하는 대회다.
전주에서 온 김민우(17) 군을 만났다. “어쿠스틱음악제는 실용음악학원에 다니면서 알았다. 형들과 ‘장미여관의 봉숙이’라는 곡으로 참여했다."며 기대감을 보였다. 그는 참가번호 60번을 배정받았다.
작년에도 많이 참여했는데 올해도 예대학생들이 대거 참석했다고 한다. 김 군은 바로 내려가지 않고 축제 마지막 날까지 있고 싶다고 했다.
▲ 개막식 행사에 앞서 시흥시 관내 기관장들이 행사장을 둘러보았다. ©최영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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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월 7일 오후 7시, 제7회 시흥갯골축제 개막식에서 풍물단이 공연하고 있다. ©최영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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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용범 갯벌축제추진위원장의 개회 선언 ©최영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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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흥갯골축제 개막 공연, 신어제. 무대의상이 압권이었다 ©최영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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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7일 금요일 저녁8시~9시30분까지 갯골무대(잔디광장)에서 방송인 김미화 씨가 진행한 환경토크콘서트 - ‘내버려 둬’가 진행되었다.
▲ 토크콘서트’에서 김윤식 시흥시장(왼쪽부터), 제종길 생태관광협회상임부회장, 유영엽 증도갯벌생태전시관 관장이 환경에 대해 말하고 있다. ©최영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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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 이틀째도 다행스럽게 하늘이 맑았다.
소금존에서는 소금모으기 체험과 수차돌리기, 웰빙 소금찜질, 천연솔트치약 만들기, 솔트쿠키 만들기 등 소금을 이용한 체험행사가 많았다. 청명한 하늘 아래에서 어린이들이 즐거운 체험을 했다.
어린이들은 소금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들으면서 소금모으기 체험을 했다.
이제 두 개 동만이 남겨진 소금창고 너머로 장곡동 골프장 공사가 한창이다.
부흥교 너머 갈대존에서 갈대를 이용한 바람개비 만들기, 갈대잎 방아개비 만들기, 갈대 피리 만들기, 갈대 천연염색, 함초 떡 만들기 등 많은 체험 부스가 참가자들로 붐볐다.
▲ 오후 6시 갯골무대 (잔디광장)에서 있었던 ‘독도는 우리 땅’ 플래시 몹(Flash Mob) ©최영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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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는 우리 땅’ 노래에 맞춰 많은 사람들이 함께 춤을 추었다.
저녁 7시. 어쿠스틱 음악제 본선에 오른 20개 팀이 자웅을 겨뤘다. 가수 NY 물고기가 초대가수로 나와 아무리 지쳐도 포기하지 말라는 뜻에서 ‘여기에’를 마지막으로 불러 시민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갯골축제 마지막 날.
열기구가 올랐다. 배로 떠나는 신기한 갯골여행의 마지막 배도 10시에 출발했다. 하늘에는 열기구가 떠 있고 갯골에는 배가 떠 있었다.
열기구를 타고 올랐다. 멀리 갯골이 보였다. 바람 탓에 갯골에 더 가까이 가지 못해 아쉬웠다.
▲ 갈대존에서는 천연염색 체험이 진행되었다. ©최영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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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개 팀이 결선에 오른 제2회 어쿠스틱 음악제의 신선한 음악 소리는 이제 막 시작하는 가을 하늘로 울려 퍼졌다.
결선에 오른 9번 탕탕그루브의 이름이 사뭇 궁금했다. 김예지(25) 씨는 “책상을 탕 치면 거기에 그루브와 음이 있어요. 미세한 음까지 잡아서 노래를 하겠다는 뜻으로 팀의 이름을 탕탕그루브라고 지었죠”라고 설명했다. 패닉의 ‘달팽이’를 편곡해서 불렀다.
심사를 하는 동안 가수 강산에의 공연이 있었다. 심사방법은 심사위원 집계(80%), 관객집계(20%)로 했다. 시상은 1등 상금 300만원 및 상패, 2등 상금 100만원 및 상패, 3등 상금 50만원 및 상패였다.
참가번호 9번인 탕탕그루브가 1위를 차지했다. 탕탕그루브의 김예지 씨는 “하늘로 날아갈 것 같아요. 예상은 못했지만 느낌은 항상 좋았어요”라며 “상금은 부모님께 빚진 게 많아서 용돈 드리고 나머지를 쓸 예정”이라고 했다. 탕탕그루브의 다른 멤버인 박세일(28), 박태일(26) 씨는 “1등을 해서 기쁘고 시흥갯골의 아름답던 노을과 코스모스들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듯”하다고 했다.
필자는 어쿠스틱 음악제가 가장 인상에 남았다. 막강한 실력을 가진 무림의 고수들이 모두 모인 듯했다. 제2회 시흥어쿠스틱음악제는 이미 전국의 실력 있는 팀들이 많이 참가하는 음악제로 발돋움 한 듯 했다.
수상자가 발표되는 동안 소원을 담은 풍등이 하늘로 날아올랐다.
시흥갯골축제에 참여한 사람들이 가지각색의 글들을 남겼다. “재미있게 놀다 가요.” “2012년 9월 8일 토요일 오늘 이모랑 이모부랑 놀았다. 재미있었다. 나중에 또 올 거에요.” “ 갯골을 사랑하고 아름다운 곳 같아요.” “다음에 또 올 거 에요.” “재미있어요 사랑해요.” ” 갯골에서 사는 논개들이 발자국 소리가 나니 쏙 들어가는 게 귀엽다. 갯골축제 재미있어요 잘 놀다가요” “유빈이랑 왔다. 다음에 유빈이랑 또 놀러오고 싶다. 또 오게 해주세요 재밌어요,”
선부동에서 온 손채은(9) 양은 “재미있었어요, 오리배가 너무 좋았어요.”라고 말했다.
능곡동에서 온 이동숙(83) 어르신은 “시흥에 온 지 3 년 됐고, 친구들과 축제를 보니 그냥 보기 좋고, 애들보고 오라고 해야겠다. 그런데 우리들이 할 것은 별로 없었다”라며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시민은 “체험존의 금액들이 너무 비싸다. 부담이 된다. 아직 시흥갯골생태공원이 완공이 안돼 불편한 부분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또 한 시민은 “장곡골프장 건설로 시흥갯골의 자연생태가 파괴되는 것에 대한 성토나 최소화를 위한 노력은 없고 시흥갯골축제에서 공연히 정치적인 사안만 건드린 것 아니냐”고 했다.
이용범 축제추진위원장은 “비가 온다고 해서 걱정했는데 날씨가 좋아서 성공적으로 치렀다. 10만 명 이상이 다녀간 것으로 추산된다”면서 “개막식에서 운영상 매끄럽지 못한 부분들도 있었다. 또한 시흥갯골생태공원이 완공되지 않아 장애인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고, 유모차를 끌고 다니는 것도 어려웠다. 내년에는 미비점을 보완해서 진정한 생태환경축제가 되기를 바란다”고 자평했다.
김성환 축제추진위원은 “기획홍보위원회에서 보도자료를 5월부터 다섯 차례 냈다. 30개 매체가 취재를 했다고 본다. MBC 파워매거진과 SBS 생방송 투데이, PBC라디오 공개방송 등 방송이 나간 뒤 서울권역에서 많이 오셨다. 축제의 앞날이 밝지 않나 생각한다”고 했다.
시흥갯골축제가 일곱번을 거듭하면서 틀이 잡혀간다는 생각이 들었다. 화창한 날씨 덕에 생동감 넘치는 축제가 되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 정작 생태환경적으로는 더욱 나빠졌다.
시흥갯골공원은 그야말로 특화된 공원이었다. 갈대와 칠면초, 나문재등 염생식물이 무성했던 자연습지지역이었던 잔디광장 뒤는 코스모스 꽃밭으로 변했다.
이곳은 갯골생태공원이기에 특화된 공원이 되어야 함에도 어디에나 있는 그렇고 그런 공원이 되었다. 제 스스로 특화돼 있던 공원이 무너진 것이다. 급속히 진행되는 천이현상으로 칠면초가 살지 못한다면 새로운 환경을 조성해주면 좋았을 것이다. 코스모스 대신 칠면초가 일곱 가지 색으로 변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이곳은 옛염전의 가장 가까운 모습을 지닌 특별한 공원이 될 것이다.
같은 걱정을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이곳이 마치 장곡골프장의 배후 정원이 된 느낌이에요. 습지면 벌레가 많을 수 있는데 깨끗하게 매립해서 코스모스 꽃밭을 만드는 바람에 이곳만의 특성은 없어졌고. 부흥교 건너서 한참을 가야 겨우 갯골을 느낄 수 있다”며 안타까워 했다.
귀농가수 ‘사이’의 노래도 문제가 되었다. 환경콘서트 초대가수로 무대에 오른 사이는 자신의 노래 '엄마 말'의 가사 일부를 정치적으로 개사하여 부르는 바람에 축제가 끝난 뒤 시흥시 내부에서 불협화음을 만들어 냈다.
가수 개인의 표현의 자유는 있지만 축제인 만큼 서로 통합하는 자리가 되었어야 하는데 오히려 관객들을 불편하게 했다는 이의가 제기되었다. 주최 측이 가수가 노랫말을 개사할 줄은 미처 몰랐다고 밝혔음에도 그 부담은 온전히 시흥시와 축제위원회의 오점으로 남았다. 운영상 좀 더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어야 했다는 의견이 많았다.
3일간 열렸던 제7회 시흥갯골축제의 대단원이 막을 내렸다. 내년 시흥갯골축제는 올해의 미비했던 점들이 보완되기를 바란다. 사람의 손길이 최소한으로 머물 때 진정한 시흥갯골생태공원과 시흥갯골축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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