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이 만들어가는 매화동 호조벌 축제!

축제마당 부족과 생태안내자 부족 등 아쉬움으로 남아

차복희 기자 | 기사입력 2011/10/19 [03:24]

주민이 만들어가는 매화동 호조벌 축제!

축제마당 부족과 생태안내자 부족 등 아쉬움으로 남아

차복희 기자 | 입력 : 2011/10/19 [03:24]
▲ 지난 14일 호조벌 축제 기간에 열린 청소년 락 페스티벌     © 차복희 기자
 
매화동 호조벌 축제추진위원회는 지난 10월 14일~15일 이틀간 매화중학교와 호조벌 일원에서 호조벌의 아름다움을 지역민과 나누기 위한 호조벌 축제를 열었다.

행사의 첫날인 14일은 다소 쌀쌀한 날씨 가운데 매화중학교 운동장에 다양한 체험장과 홍보부스를 마련하여 다함께 참여하는 축제의 장으로 준비하였다. 이날 허수아비 경연대회, 청소년 사생대회, 백일장, 청소년 락 페스티벌, 매화동 뜨락 콘서트 등의 순으로 청소년 중심의 축제를 펼쳤다.

특히, 허수아비 경연대회에는 미리 신청한 중.고생들이 참여하여 평소에 만져 볼 기회가 없었던 짚을 이용해 허수아비 만드는 시간을 가졌고, 청소년 락 페스티벌에서는 청소년들이 끼발산과 함께 공부에 시달린 스트레스를 날리는 시간을 가졌다.

▲ 호조벌 농로에서 자동차, 사람, 자전거가 뒤섞여 교통체증을 일으켰다.     © 차복희 기자
 
15일은 주민 중심의 축제로 기획하여 호조벌 걷기대회, 전통놀이, 새끼꼬기, 벼도정 체험, 주민참여 공연, 주민 노래자랑 순으로 진행됐다. 윤영은 상임대표는 “자연경관과 문화가 공존하는 축제가 되도록 노력해 나가겠다. 세대를 아우르고 주인이 화합하는 공동체 의식을 함양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행사장에서 만난 한 주민은 “호조벌 축제는 매화동 주민자치운영위원뿐만 아니라 앞으로 나서지 않고 뒤에서 응원하고 여러모로 지원하는 주민이 참 많은 동네”라고 설명했다.

이날 행사 중 10시가 조금 지나 진행된 호조벌 걷기대회가 인상적이다. 호조벌을 향해 풍물패가 앞서 나아가고, 그 뒤를 따라 사람들이 무리를 지어 뒤따랐다. 호조벌에는 콤바인으로 가을걷이가 시작된 논이 더러 있었지만, 대부분은 지난 여름의 긴장마를 잘 견뎌내고 누렇게 잘 익은 벼들로 물결을 이루었다.  

▲ 14일 허수아비 경연대회에서 만든 허수아비 옆으로  사람들이 걷고 있다.   © 차복희 기자
 
호조벌에 펼쳐진 드넓은 들판을 걷는 내내 바쁜 생활로 막혔던 마음을 시원하게 어루만져 주는 바람이 불었다. 바람이 잘 여문 벼와 수로의 갈대. 풀들을 흔들며 사그락 대는 연주를 들려주어 귀까지 말끔히 씻어주었다.

단체로 참가한 학생들이 많았는데 힘들다 툴툴대는 아이 하나 없이 재잘대며 걷고, 달리며 깔깔대는 웃음소리를 쏟아내었다. 집과 학교, 학원을 주로 오가던 아이들이 간만에 자연과 함께 하는 시간을 가지며 온몸으로 즐겼다.

호조벌 곳곳에 마련된 특색 있는 부스를 하나씩 들러 지나는 즐거움도 더해 호조벌 한바퀴가 지루하지 않았다.
 
아쉬운 것은 좁다란 농로에서 차를 만나면 서로 피할 곳이 없어 운전자도 걷는 사람도 상당히 불편을 겪었다.

또 아이들은 이름 모를 풀들을 건드리고 더러 뽑으며 지나쳐 갔지만 모처럼 자연과 만난 아이들에게 자연의 이야기를 나누어 들려줄 사람은 그 누구도 없었다. 여유롭게 걸으며 쉬어가는 축제로 즐기면 좋으련만 같은 시간 많은 수의 인원이 부스를 거쳐 지나가기 바쁜 일정이었다.

▲ 벼훓기 체험 중     © 차복희 기자
 
요즘 도시에 사는 어른아이 할 것 없이 자연에 깃든 생물에 대한 관심과 이해가 부족한 사람들에게 호조벌 축제를 통해 자연스럽게 다가가 배울 수 있는 기회를 펼쳐놓고도 그저 스쳐 지나는 시간이 되어 버린듯해 안타깝다.

자연을 알고 느끼는 사람만이 진정 자연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을 내어 소중히 할 줄 아는 사람이 된다는 건 누구나 알고 있다.

호조벌 축제라는 이름에 걸맞게 진행하려면 호조벌에서 주무대를 비롯한 행사장을 설치하여야 한다. 축제마당을 치룰 공간 부족으로 모든 행사가 같은자리에서 이루어지지 않아 행사장과 대회장이 따로 떠도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이러한 몇가지 문제들이 앞으로 곰곰이 풀어나가야 할 숙제로 남았지만, 7회째를 맞이하는 호조벌 축제는 지역주민들이 직접 참여하여 만든 빛나는 행사였다.
 
호조벌 축제는 자연을 무대로 벌이는 행사인 만큼 참여하는 시민들이 진정 자연과 가까이 한발짝 다가서는 축제로 만들어 나가 호조벌의 참가치를 제대로 느끼는 축제로 발전해 나가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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