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인의 방에는 쓰레기통이 없다

이상애 | 기사입력 2020/12/08 [20:34]

프랑스인의 방에는 쓰레기통이 없다

이상애 | 입력 : 2020/12/08 [20:34]

 

▲ 도서 프랑스인의 방에는 쓰레기통이 없다     ©시흥장수신문

어린 시절 집안엔 쓰레기통이 없었다. 사실 버릴 것이 없는 시절이었다. 음식이 남으면 가축들에게 주었고 병이나 캔도 모두 집안에서 재활용해 썼었다. 복숭아통조림 캔은 지불놀이용 장난감으로 구멍을 뚫어 이용했기에 쓰레기가 거의 없었다. 그런데 지금은 일회용품을 사용하면서부터 포장재 등 너무 많은 물건과 쓰레기 때문에 늘 골칫거리다.

 

처음 『프랑스인의 방에는 쓰레기통이 없다』을 읽었을 때 우리 집에 있는 쓰레기통도 없애고 싶었다. 그렇지만 크던 작던 방마다 쓰레기통은 꼭 있어야 한다는 가족을 설득하기 힘들어 그대로 둘 수밖에 없었다. 

 

우리는 그동안 쓰레기에 대한 내면적 성찰을 외면하고 “나는 소비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라며 원없이 소비하며 살아왔다. 그래서 언제부턴가 집안에는 필요해서 샀거나 혹은 1+1으로 마트에서 받았거나 아니면 누군가로부터 선물을 받은 너무 많은 물건들 속에서 살고 있다. 

 

코로나로 인하여 집 안에 있는 시간이 많아진 요즘 TV프로그램 중 유난히 인기 있는 프로그램은 뭘까. 집의 물건을 정리하고 공간의 행복을 찾는 노하우를 함께하는 <신박한 정리>다. 집 안에 있는 물건들엔 다양한 추억이 있다. 그래서 사용하지도 않으면서 버리기가 꺼려진다. 진행자의 말처럼 추억은 앨범 속 사진으로 기억하는 것이 현명하게 살아가는 것일 듯하다. 

 

녹색평론 7-8월호 장이정수의 글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1인당 연간 플라스틱 소비량이 세계에서 가장 많다고 한다. 세계 인구수를 보면 중국 인도 미국이 1위 2위 3위를 차지하고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28위이다. 세계에서 쓰레기를 가장 많이 만들어낸다는 미국이 1인당 98kg인데 우리나라는 더 많은 132kg이다. 일부는 재활용되지만 대체로 소각하고 매립한다. 분류의 어려움과 위생 등으로 인해 몇 번 재순환하지 못하고 폐기물이 된다. 한국은 왜 이렇게 쓰레기를 많이 버리는 사회가 되었을까. 당연히 편하다는 이유로 생활 속에서 예전보다 일회용 용품을 많이 쓰기 때문일 것이다. 

 

이러한 쓰레기를 줄이는 방법을 도서 『프랑스인의 방에는 쓰레기통이 없다』에서 찾았다. 물론 요즘 미니멀라이프로 다양한 책들이 많이 나온다. 그럼에도 이 책을 거론하는 이유는 버려지는 많은 쓰레기를 줄이는 방법은 삶의 방식을 바꾸지 않는 한 더 늘어나면 늘어났지 줄이기는 힘들다는 결론에서다.

 

낭비 없고 세련된 프랑스식 미니멀라이프

 

그렇다면 프랑스인들은 어떤 일상을 살까? 우선 사지 않는다는 것이다. 책 표지에는 “소유하지 않는다. 따라서 버릴 게 없다!”라고 써 있다. 목차에서도 그들의 삶의 태도가 아주 잘 드러난다. 1장 마음에 드는 것을 조금만 갖는 삶, 2장 효율적인 가사로 생활의 여유를, 3장 자연스러움이 깃든 프랑스식 아름다움, 4장 가볍게 살기 위한 심플한 인간관계이다. 

 

“왜냐하면 그들은 원래 ‘쓰레기를 만들지 않는 삶’을 지향하며 살기 때문에 생활 중에도 쓰레기가 그렇게 많이 나오지 않습니다. 그러니 크게 불만이 없었던 것이겠죠. 전통적으로 ‘쓰레기를 만들지 않는 삶’이 프랑스인들의 생활 속에 견고하게 뿌리내렸다고 하는 것이 옳을 것입니다.”(12쪽)

 

프랑스인들은 소유하지 않기에 버릴 게 없다고 했다. 우리처럼 ‘무엇을 살까, 무엇을 버릴까’ 고민을 하지 않는다. 그들은 충동구매를 하지 않고 화장품은 거의 사지 않고, 식사 준비에 많은 시간을 들이지도 않는다. 또한 함부로 선물하지 않는다. 육아에도 적당한 거리를 두고 물질보다 추억을 소중하게 생각한다. 

 

사실 우리나라의 주방은 많은 요리도구들이 있다. 요리를 좋아하지 않더라도 홈쇼핑을 보다 보면 그것만 있으면 모든 요리를 할 수 있을 듯하여 쉽게 구매를 하다 보니 사자마자 몇 번 쓰다가 자리만 차지하는 기구와 그릇들이 집집마다 많다.

 

이 책을 읽고 제일 바꾸고 싶었던 것이 그릇과 쓰레기통이었다. 우리의 식사 풍경에서 원 플레이트는 드물다. 뷔페에서나 볼 수 있는 모습이다. 사실 집집마다 그릇이 너무 많다. 밥그릇 국그릇 다양한 제품들 모양들. 그래서 설거지하는 시간도 많이 걸린다. 접시 하나를 쓰면 시간단축도 많이 될 것이다. 그리고 그릇도 확 줄어 남는 공간이 많아질 것이라 너무 해보고 싶었는데 많이 줄이긴 했지만 요리를 좋아하는 가족 때문에 그것도 쉽지 않았다.

 

우리도 지금과 같은 풍요를 누리지 못할 때는 자연의 일부가 되어 무리하지 않고 합리적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었다. 이젠 되돌아볼 때가 되었다. 성숙한 소비와 미래 세대를 생각해 처음부터 버릴 물건을 사지 않고 돈을 쓰지 않으면서도 세련되게 또 간소하게 합리적으로 생활했으면 한다. 

 

이 책은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글도 많지 않고 중간 중간 사진이 들어가 있다. 그러나 그 속에서 프랑스인들의 다양한 삶의 철학을 엿볼 수 있다. 이 책이 그동안 질주하던 우리의 삶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소개한다. 

 

소유가 아닌 접근으로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주간베스트 TOP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