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강문학상 최분임 시인 초청, 문학특강이 열린다
최영숙 | 입력 : 2019/12/17 [15:18]
▲ 최분임 시인 초청 문학특강 © 시흥장수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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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2월 21일 토요일 오후 6시 경기도 부천시에 있는 문예대안공간 ‘라온제나’에서 최분임 시인이 <삶이 쓰는 반성문, 시詩이야기>주제로 문학특강을 한다.
최분임 시인은 경북 경주 출생으로 제23회 마로니에 전국여성백일장 산문부문 장원 수상, 제12회 동서문학상 대상 수상, 제8회 천강문학상 시 부문 대상 수상했다. 시집으로는 『실리콘 소녀의 꿈』이 있다.
“타이르는 이 없는 습관의 거울
쩍쩍 금간 말들
이 날카롭고 부끄러운 기록들”
세상을 바라보는 눈길이 깊고 속 깊은 따뜻함을 지닌 최분임 시인의 문학특강이 기대된다.
교육의 힘
최분임
해경이 곧 온대잖아, 그만 울고 구명조끼나 제대로 입어. 배 옆구리에 선장처럼 든든한 구명정도 주렁주렁 달렸던데 뭐가 걱정이야. 떠오르지 못하는, 끔찍한 상상은 제발 그만둬. 우리가 배운 것들이 틀렸다고 생각하니. 누굴 믿지 못하는 건 아주 나쁜 습관이야. 쓸데없는 예감도 저 맹수 같은 파도 아가리에나 던져 줘. 맹골수로라 함부로 뛰어내리면 물고기 밥이 될 수도 있대잖아. 배가 흔들린다고 추억까지 흔들어야겠니. 어른들 말 잘 듣는 건 네 장점이잖아. 그래, 그렇게 웃으니까 어젯밤 불꽃놀이가 다시 시작되는 것 같아. 그때 우리 벚꽃처럼 환했잖아. 네가 좋아하는 영화에서도 주인공은 늘 살아남았잖아. 어깨 늘어뜨리지 말라니까. 희망 같은 낱말에 밧줄을 맬 시간이야. 안내방송이 객실이 제일 안전하다고 몇 번이나 그랬잖아. 이건 그냥 처음 보는 시험 같은 거야. 지금 누굴 의심하는 건 시험을 망치는 일이야. 움직이지 말라는데 왜 자꾸 안절부절못하고 그러니. 자, 내 구명조끼에 그 불안을 묶어. 불신도 단단하게 고정해. 승무원들은 뭐 하냐고 자꾸 재촉하지 마. 잘 훈련된 매뉴얼이 곧 우리 안부를 물으러 올 거야. 형틀에 묶인 것 같은 구명조끼, 제발 그 표정 좀 풀어. 그래 안심해, 나도 네가 있어 위로가 돼. 우리가 헤어지는 일은 없어. 아직 안녕이란 인사를 남기긴 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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