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남산에서 전설을 듣다-

김민지(김순기) | 기사입력 2018/12/23 [12:52]

-경주 남산에서 전설을 듣다-

김민지(김순기) | 입력 : 2018/12/23 [12:52]

    -경주 남산에서 전설을 듣다-

▲     © 김민지(김순기)

 

꼭 가보고 싶었던 경주 남산, 경주를 신혼여행과 수학여행을 합쳐 이번이 다섯 번째다. 무엇보다 가족 여행할 때가 재미있었고 기억이 오래 남았다. 그것은 설명을 잘하는 큰딸이 옆에 있었기 때문이다. 경주 남산을 가보지 않고 경주를 안다고 말하지 말라. 했는데 드디어 만났다.

 

신라의 흥망성쇠를 간직하고 있는 경주 남산에서 우리는 보물찾기를 했다.

먼저 신라의 8대 왕 아달리왕, 53대 신덕왕, 54대 경명왕이 잠든 삼릉 주위에는 제멋대로 휘어진 소나무가 빼곡하다. 신기하게도 서로가 부딪치지 않고, 가지를 뻗은 모습이 자유롭고 반항적이면서 사춘기 소년들을 닮았다. 단풍의 계절이지만, 그 푸르름이 돋보였다.

 

장자 사상에 쓸모없는 나무가 산을 지킨다는 말이 있다. 쓸모 있는 나무들은 그 유용 가치로 빨리 베어지기 때문이다. 울퉁불퉁하고 구부러진 소나무는 목수가 탐낼 이유가 없어서 숲에 오래도록 살아남는다. 삼릉 소나무 숲은 여행객을 불러들여 관조하면서 느릿하게 걸으며 내면의 길로 인도한다. 우리는 다시 보물찾기를 하면서 남산에 올랐다.

 

▲     © 김민지(김순기)

 

오늘 코스가 삼릉에서 금오봉에 올랐다가 삼불사 쪽으로 내려가기로 했다. 노천박물관이라고 불릴 정도로 다양한 볼거리가 많은 남산에서 우리가 찾은 보물들이다.

 

마애관음보살상-석불좌상-선각육존불-선각여래좌상-석조여래좌상-선각여래입상-석조여래입상-배동 석조여래삼존입상-연화탑-망월사-삼불사다. 경주 남산은 친숙함이라든지 편리함에서 멀어질수록 숨겨놓은 보물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다양한 곳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우리와 마주한 부처들, 안타까움, 울분, 신비함, 무상함, 놀라움 등 다양한 언어로 위로하고 위로받는다.

 

이 보물들 중 가장 나를 사로잡은 것은 상사바위에서 내려다본 마애석가여래좌상이다. 어떻게 표현해야 내 마음이 전달될 수 있을는지. 상사 바위에서 본 부처의 모습은 신비롭기도 하지만, 영적인 기운이 주위에 맴도는듯하다. 마침 햇살이 바위에 닿자 아름다움을 넘어 살아나는듯하다. 웃으며 반기는 듯한 표정에 내 안에 고민들을 사심 없이 털어놓고 조언을 구하고 싶다. 바위에 서서 멀리 경주라는 도시를 보았다. 저곳과 이곳의 차이가 무얼까? 경쟁이 없다. 물욕이 없다. 미움이 없다. 무엇보다 공기 좋고 평온하게 자연에 동화되어가는 시간이 커다란 차이이다.

 

▲     © 김민지(김순기)

 

남산 전체가 고즈넉하면서 괴암 괴석들이 만물상을 이루고 있다. 바위와 부처가 하나 되어 제각각의 모습으로 남산을 지키고 있다. 양각과 음각으로 새겨진 부처, 선으로 그려진 부처, 서있거나 앉아 있는 부처, 혼자 있거나 아님 풍광 좋은 바위에 자리 잡은 부처, 머리가 혹은 팔이 세월에 지워지거나 깎인 부처, 상상을 뛰어 넘는 부처들 모습에 우리네 삶이 고스란히 녹여 있다.

 

시대적 상황은 다르지만. 부처님한테 의지하고 원하는 바를 다 이뤄주기를 바라면서 조언을 구하고픈 마음은 시대를 초월해 모든 사람의 바람일 것이다.

 

▲     © 김민지(김순기)

 

삼불사로 가는 길목에서 배동 석조여래삼존입상을 만났다. 아무리 삼존입상을 봐도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집에 와서 인터넷을 검색해서 보았다. 가운데 부처는 두려움을 없애준다는 약속, 오른쪽은 원하는 바를 모두 주겠다는 약속과 왼쪽은 영락을 잡고 경책을 쥐고 있다. 사진으로 다시 손 모양을 자세히 보면서 부처를 보자 앎이 더 가깝게 한다.

 

 삼불사를 지나면서 돌아서서 남산을 보았다. 그들의 전설은 계속 전해질 것이다. 바람에 실려 오는 소리 오늘 내 손바닥 안에서 잘 놀고 비웠느냐

 , 저도 경주를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     © 김민지(김순기)

 

다만, 아쉬운 점은 첨성대 옆에다가 외래종 핑크뮬리가 있는 게 개인적으로 불편했다.

경주는 신라 천 년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곳이다. 도시 전체가 하나의 박물관으로 여길 만큼 다양한 문화유산이 남아 있다. 다른 도시에서 볼 수 없는 볼거리가 많은데, 굳이 핑크뮬리가 있어야 할 이유가 무엇인지 묻고 싶다.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경주 남산 관련기사목록
주간베스트 TOP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