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과 함께 행복한 숲속마을학교

장곡동 아이누리 돌봄 나눔터를 가다

민정례 | 기사입력 2020/06/12 [17:01]

아이들과 함께 행복한 숲속마을학교

장곡동 아이누리 돌봄 나눔터를 가다

민정례 | 입력 : 2020/06/12 [17:01]
 
‘행복한숲속마을학교’는 장곡동 아파트 숲속 사이에 위치해 있다. 장곡동 숲속마을 2단지, 202호 1층.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자 손소독제를 들고 선 돌봄교사가 반겼다. 소독제를 손에 바르고 마스크를 낀 채 인사를 나눴다. 코로나19로 긴급돌봄이 진행되고 있던 5월14일 오전 10시30분. 아이들은 마스크를 낀 채 온라인 수업을 듣고 있었다. 아이들 곁에는 대학생 아르바이트생 1명이 아이들의 온라인 학습을 돕고 있었다.
 
행복한숲속마을학교는 2018년 평생학습마을학교로 지정된 3년차 마을학교이다. 지난해 시흥시에서 주관한 아이누리 돌봄나눔터 공모사업에 선정됐다. 익숙하지 않은 초등돌봄. 그렇지만 아이를 키우는 저학년 학부모들에겐 간절했던 영역이었다. 아침이면 아파트 단지서부터 학교 앞 횡단보도까지 아이들이 등교하는 모습이 개미떼가 줄지어 가는 것처럼 보일만큼 아이들이 많은 마을인만큼 아이들 돌봄에 대한 수요가 컸다.
 
평생학습 마을학교에서 마을 공동체 활동을 시작해 초등돌봄의 영역까지 안은 장곡동의 행복한숲속마을학교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내집 앞 안전한 곳에 믿고 맡길 수 있다

  코로나19로 긴급돌봄을 운영하는 장곡동 행복한 숲속 마을학교 돌봄나눔터.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들이 온라인 수업을 받고 있다. © 민정례


 
 
초등학교 1,2학년 아이들은 대개 학교에서 점심을 먹고 12시30분이면 하교한다. 학교를 마치고 돌봄나눔터로 온 아이들은 쉬다가 돌봄나눔터의 프로그램에 참여하기도 하고 학원으로 가기도 한다. 저학년이기에 대개 태권도나 피아노학원을 다니는데 돌봄나눔터의 선생님들이 차량 운행 시간에 맞춰 등하원시킨다.
 
그외 남는 시간에는 숙제나 학습지 등의 학습지도를 맡기도 한다. 간식을 제공하고 오후 7시까지 아이들을 돌보고 있으면 퇴근하는 엄마들이 하나 둘 아이들을 데리고 간다. 
 
익숙지 않은 서비스였기에 처음 시작할 때는 아이를 맡기는 학부모도 반신반의했다. 처음 지원자를 모집할 때는 아이가 돌봄나눔터에 잘 적응하는지 좀 지켜보고 결정하겠다는 반응도 있었지만 1년 동안 엄마들의 입소문을 타면서 올해는 지원자가 정원의 배로 몰렸다. 
 
가장 좋은 점은 안전한 공간에서 믿을 수 있는 어른이 아이를 돌봐준다는 점이다. 아파트 단지 안에 있어 교통이나 낯선 사람 등의 위험으로부터 안전하다. 또한 학원이나 숙제 등 초등 저학년이 스스로 하기 힘든 부분을 챙겨주고 간식까지 제공해 엄마의 돌봄 부재를 메워준다. 또래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기에 혼자 놀지 않아도 된다. 엄마의 퇴근 시간에 맞춰 아이를 학원에 뺑뺑이 돌리지 않아도 된다.
 
 
돌봄나눔터와 마을학교의 선순환
초등돌봄 사업은 마을 공동체 활동에도 유기적인 선순환 구조가 된다. 마을학교의 강사들이 돌봄나눔터에서 강의를 열거나 돌봄나눔터의 강좌가 마을학교까지 확대되는 경우다. 
 
돌봄사업에서도 하루에 한두 개 정도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중국어나 수학, 영어 등 교과 학습과 연관된 것이나 돌봄사업에 운영위원으로 참여한 주민강사들의 교양 및 체험 강좌들이다. 아이와 학부모의 수요에 따라 적절히 운영된다.
 
돌봄나눔터에서 인기가 많은 수업은 마을학교 강좌로 개설된다. 지난해에는 중국어 수업이 인기가 많았다. 3학년이 되어 돌봄나눔터 이용이 어려워진 학생들이 중국어를 계속 배우고 싶어해 마을학교 강좌로 개설했다. 보드게임도 마찬가지 경우다. 
 
초등 저학년이라 돌봄나눔터에 기대하는 바가 다양하다. 학습을 지양하고 돌봄과 놀이가 우선되기를 원하는 학부모도 있고, 학습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교육을 기대하기도 한다. 그 사이 적절한 균형을 이루는 것이 어려운 지점이다.
 
김봉덕 돌봄교사는 “엄마들의 마음을 하나 정도는 수용해야 한다고 봐서 중국어나 과학같은 교육 하나 정도 운영하고 나머지는 체험 프로그램이나 놀게 한다”라고 말했다.
 
봉사와 일의 애매한 경계
마을학교를 통해 마을 내 관계망을 확장하고 공동체를 회복하기 위해 활동해왔던 운영위원들의 입장에서 돌봄나눔터는 일종의 사업의 영역이 됐다. 프로그램 중심으로 운영하는 마을학교는 이웃과의 관계 형성을 위한 소통에 더 무게를 두고 자율적인 참여로 이뤄졌다면 돌봄나눔터는 정해진 시간에 아이들의 안전과 돌봄을 책임져야 하는 것이다.
 

▲코로나19로 긴급돌봄을 운영하는 장곡동 행복한 숲속 마을학교 돌봄나눔터.     ©민정례

 
돌봄나눔터는 학기 중에는 오후 1~7시, 방학에는 오전9시부터 오후 7시까지 고정적으로 시간을 지켜야 한다. 그말은 즉 그 시간에 누군가는 고정적으로 자리를 지키면서 아이들을 돌봐야 한다는 뜻이다. 특히 아이들 돌봄은 그 특성상 익숙해지는 시간을 통한 관계맺음이다. 자격증이 있다고 하루 아침에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하지만 사업비 중에서 고정으로 자리를 지키는 돌봄교사에게 인건비 지급이 안된다. 대신 돌봄교사에게는 시에서 소정의 활동비가 지급된다. 형식은 자원봉사인데 정규 일자리보다 훨씬 많은 일을 한다. 
김봉덕 돌봄교사는 “여기를 직장으로 생각하면 시에서 나오는 활동비는 턱없이 부족하다. 그 돈으로 여기에만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면 힘들다. 아이들과 함께 하면서 아이들이 점점 이 공간을 좋아해 주는 모습을 보며 느끼는 보람이 크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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