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시흥?? 시멘트시흥!!

안광일(시흥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 | 기사입력 2020/02/11 [11:14]

스마트시흥?? 시멘트시흥!!

안광일(시흥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 | 입력 : 2020/02/11 [11:14]

▲ 2010년 1월31일 시흥장현지구 둔터골 공사     ©최영숙

 

집을 짓기 위해 건축가와 건축주가 만나서 가장 먼저 나누는 이야기는 어떤 집을 짓고 싶나하는 것이다. 어떤 집에는 입지와 크기, 면적 등 물리적인 요소 뿐 아니라 지금까지 어떠한 삶을 살아왔고 앞으로 어떻게 삶을 꾸려나가고 싶은 지에 대한 이야기가 포함된다. 오히려 집의 평수, 방의 개수 같은 물리적인 요인들은 이러한 삶을 가장 잘 담을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수단에 불과할 수도 있다. 이렇게 어떤 집의 모양이 대강 그려지면 가용할 수 있는 예산을 가지고 이 어떤 집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만들 수 있을지 재료와 구조, 공법 등을 고민하여 모양을 다듬고 다듬어서 집을 짓게 된다.

잘 지어진 집은 사는 사람의 성향과 삶을 오롯이 담고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다음세대 혹은 다다음세대의 삶까지 고려한 집을 짓기도 한다. 옛 선비들이 당호를 짓고 이름 대신 당호를 부르기도 한 것은 집이 단순히 물리적으로 세워진 구조물이 아니라 그 곳에 거주하는 사람을 나타내는 것이라는 이야기다.

 

도시를 만드는 것 또한 집을 짓는 것과 마찬가지의 과정을 거쳐야 할 것이다. 먹고, 자고, 일하고, 만나고, 여가를 즐기는 각각의 사람들의 삶이 녹아든 공동체는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고민하여 우리가 꿈꾸는 모습의 어떤 마을’, ‘어떤 도시를 그리고 그에 필요한 집과 학교, 시장, 공공시설, 공원 그리고 그것들을 연결하는 도로 등을 만들게 된다.

 

그렇다면 시흥시는 어떤 도시를 꿈꾸고 있는 것일까? 현재 상황에서 우리 주변을 둘러보면 각 동별로 누가 많이 땅을 파헤치나 경쟁이라도 하듯 여기저기 가는 곳마다 흙먼지를 날리며 택지개발사업이 한창이고, 도로공사 또한 365일 이어진다. 아파트가 들어서고 도로가 건설되는 땅은 원래 산이었고, 논이었던 곳이다. 2020년 시정계획을 알리는 책자에도 온통 여기저기를 개발하려는 계획뿐이다. 생명도시라는 구호가 무색하다. 이쯤 되면 시흥시장에게 당신이 꿈꾸는 시흥은 어떤 도시인지 물어야 한다. 그리고 그 답이 온 땅을 도로와 아파트로 뒤덮어 시멘트 천국을 만들려고 하는 것이라면 기필코 막아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는 2010년 이후 자동차가 다니는 도로의 면적이 사람이 머무는 대지의 면적을 넘어섰다. 마치 자동차를 위해 사람이 존재하는 기형적인 모습처럼 보인다. 소래산 지하를 관통하는 시흥-서울 연결도로 민간투자사업의 공론화는 앞으로 시흥을 어떤 도시로 만들어 갈지 논의하는 시작점이 되어야 한다. 많은 자동차가 빠르게 달려 미세먼지 가득하고 사고의 위험에 노출되는 도시를 만들 것인지. 자동차를 이용하지 않아도 편리하게 살아갈 수 있는 안전하고 깨끗한 보행환경이 조성된 도시를 만들 것인지. 물론 이 논의의 시작점은 민간투자사업 철회와 함께 대안을 모색하면서부터일 것이다.

 

마지막으로 지난 121일 시흥-서울 연결도로 민간투자사업 공청회 막바지에 있었던 한 시민의 발언을 소개한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도로를 물려주고 싶지 않습니다. 세상이 도로로 깔리면 우리 아이들은 이 땅에서 먹고 살 수 없습니다. 도로는 지속가능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숲과 나무를 물려주고 싶습니다. 숲과 나무 그리고 그 속에서 나는 지속가능한 자연자원과 지속가능한 사회를 바랍니다. 통행요금이 어떻고 건설타당성이 어떻고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무엇이 중요하게 지켜져야 하는 가치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주시기 바랍니다.”

 

 이 기사는 컬쳐인 시흥에도 실린 글입니다.  http://culture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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