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에서 책을 만나다2-

김민지(김순기) | 기사입력 2018/10/02 [14:23]

-책에서 책을 만나다2-

김민지(김순기) | 입력 : 2018/10/02 [14:23]

       -책에서 책을 만나다2-

▲     © 김민지(김순기)

 

가장 최근에 읽은 책이 책은 도끼다이다.

명작에게 길을 묻다책에서는 쉰다섯 편의 짧은 명작을 만났다. 각각의 명작은 마치 엑기스를 받아 놓은 듯하여 날름 먹기가 좋았다. 사실 책을 읽으면 의미와 맥락을 이해하기가 어려울 때, 참 많이 도움이 된 책들이다.

 

위의 책들에서 내가 읽어보지 못한 책도 많았다. 맛보기로 읽었지만, 기억이 오래 남았다. 그 이유가 부가적인 설명이 있었기 때문이다.

에밀 아자르의 자가 앞의 생은 사랑 없이는 살 수 없다는 소제목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는 자기 앞의 생이 가요로 불리기도 했다. 노래 모모다.

 

모모는 철부지 모모는 무지개

모모는 생을 쫓아가는

시계 바늘이다

모모는 방랑자 모모는

외로운 그림자

너무 기뻐서 박수를 치듯이

날갯짓하며

날아가는 니스의 새들을

꿈꾸는 모모는 환상가

그런데 왜 모모 앞에 있는

생은 행복한가

인간은 사랑 없인

살 수 없단 것을

모모는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로제미의 회색 노트는 소제목이 마지막 순간에 부르고 싶은 이름이다.

프랑스의 최고 의회 의원 티보, 그에게는 말썽만 부리는 차남, 열네 살의 자크가 골칫덩어리다. 부잣집 자손으로 순수하나 다혈질인 자크는 아버지한테 인정받지 못하는 아들이다. 그런데 자크의 친구 다니엘은 가난하지만 사랑이 넘치는 어머니 밑에서 차분하고 밝게 자란다. 두 소년은 회색 노트를 통해 우정을 전하고 시나 책을 읽은 뒤 감동을 주고받는다.

 

어느 날 회색 노트를 선생님한테 압수당하고 두 소년은 낯선 도시 파리로 가출한다. 가출하여 일주일을 보내고 집으로 돌아간다. 다니엘은 뜨겁게 눈물을 흘리며 어머니 품에 안긴다. 그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자크, 그러나 자크를 본 아버지 반응은 쓰레기 보듯 하며 멀리 다른 곳으로 보내겠다고 한다. 다음날, 다니엘은 자크의 편지를 받는다. 편지에는 저 세상의 마지막 문턱에서 내가 마지막으로 생각할 사람은 ……친구여, 그건 너일 것이다!

 

비록 정리된 짧은 글을 읽었지만, 어떤 부모가 되어야 하는지 묻게 하는 책이다.

또 하나 두 딸이 고등학교에 다닐 때. 친구들과 서로 고민과 감정을 주고받은 교환 노트가 지금도 있다. 서로가 시간이 될 때. 두 딸한테 교환 노트를 다시 읽어 보라 해야겠다. 잠시 추억에서 자신의 10대를 만나도록.

 

책 맨 뒷장에는 이렇게 쓰여 있다.

-나를 다시 찾게 해 준 책.

거리마다 넝쿨 장미가 가득하다. 가는 발걸음 붙잡아 놓고 놓아주지 않는다. 핏빛으로 물든 장미꽃이 오월을 보내고 있다. 2007527일 아자 아자!-

그날로 가보니 나한테 커다란 일이 벌어져 있었다. 찻잔에서 흔들리는 내 모습이 떠올랐다. 그때 참 많은 책을 읽으면서 흔들림을 잠재우려 무던히 애썼던 기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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