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주염전에서 송홧가루 소금을 사다

최영숙 | 기사입력 2018/05/10 [23:47]

동주염전에서 송홧가루 소금을 사다

최영숙 | 입력 : 2018/05/10 [23:47]

▲ 동주염전, 송홧가루가 날린 염판 그림     © 최영숙

 

9일 동주염전으로 송홧가루 소금을 사러 다시 갔다. 시간 여유가 많았다. 송홧가루가 날린 염전 위에 어떤 형상이 그려졌다. 용 같기도 하고, 늑대 같기도 하고 보는 각도에 따라 모양이 달리 보였다.

 

사진을 담다보면 무심한 풍경이 어느 순간, 다른 모습으로 보이는 경우가 종종 있다. 즐거운 순간이었다. 누군가는 닮았다고 하고, 또한 다르다고 했다. 그 또한 보는 사람마다의 시선이기에 재미있다.

 

▲ 실지렁이가 그린 그림     © 최영숙


실지렁이가 담쟁이 잎 하나 툭, 그리고 떠났다. 심심한 풍경들이 좋다. 복잡하지 않고 단순한, 

 

▲ 물고기 노닐다     © 최영숙

 

소금을 생산하지 않는 염전에는 갯벌이 쌓이고 날이 가물게 되면 거북이 등처럼 갈라지고, 비가 내리면 보호색을 띤 물고기 모양처럼 보였다.

 

▲ 개구리 놀다     ©최영숙

 

이제 뒷다리가 겨우 나온 올챙이 시절은 지난 개구리는 아직 안된 올개구리가 폴짝이며 건넜다.

▲     ©최영숙

 

 황금빛 갈기를 휘날리며 달리는 말도 만났다.

 

▲ 송홧가루와 염판 그리고 형상들     © 최영숙


동주염전에서 황금빛 송홧가루가 만들어 내는 그림들을 만났다. 

 

▲2018년  5월 8일 송홧가루 소금을 거두는 황춘원(1943)염부 어르신     ©최영숙

 

지난 5월 8일 소금가마를 담을 비닐이 준비되지 않아서 소금을 사가지 못했다. 여유있게 사진을 담고 기다렸지만 오늘은 늦게 소금을 거둔다며 8일 거뒀던소금을 주셨다. 소금 값이 얼마인지 여쭤보았다. 송홧가루 소금이 20kg에 팔 천 원이라고 하셨다. 잘못 들은 줄 알았다. 2004년도에도 30kg 한 가마에  일만 오천 원이었는데 14년이 지난 지금, 오히려 값이 떨어졌던 것이다. 그전에도 간간히 소금을 사왔지만 이렇게 폭락한 금액은 처음이었다. 

 

▲ 홍춘원(1943년생)어르신이 송홧가루소금을 담다     ©최영숙

 

 홍춘원 어르신이 소금을 담아주는데 소금을 만드는 과정의 정성과 노고를 알기에 너무나 헐한 값에 귀한 소금을 산다는 마음에 죄송했다. 값싼 수입품들이 들어와서 폭락했다고 했다. 소금을 사가면서도 미안한 마음을 겨우 면한다는 것이 함께 간 지인과 함께 한 가마에 일 만원에 소금을 사는 일 뿐이었다.

 

▲동주길 81번 홍춘원 염부 소금창고     © 최영숙

 

 동주염전을 오면 늘 마음이 편했다. 소금밭과 주위의 풍경이 아름다웠고 그곳에서 일하시는 분들은 따뜻했다. 

 

점점 쇠락해 가는 것을 보면서 언제까지 이 풍경을 볼 수 있을까 하는 염려가 들었다. 이곳에서 일하시는 분들은 연로하시고 뒤를 이을 사람들이 없기 때문이었다. 

 

밖에 보이는 평화롭고 아름다운 풍경과 그 안에서 일하는 분들의 노고를 함께 되돌아보는 하루가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동주염전의, 아니, 우리 염부들이 만들어내는 소금의 짠맛과 어우러진 달고 시원한, 소금의 진정한 맛을  많이 느껴보길 바랄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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