갯골의 겨울 풍경
눈길을 걷다
강현분 | 입력 : 2018/01/18 [15:57]
별안간 귀에서 이명이 들려 동네병원을 거쳐 종합병원을 찾았다. 하지만 의사들이 주는 약은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했고 그들은 나이가 드는 거라 했다.
할머니가 그랬고 시어머니도 그렇고 친정어머니도 그렇듯 나 역시 그들처럼 늙어간다는
그 사실이 꼬리를 물던 날, 무심코 지나치던 사물에게서 낯선 소리를 듣는다.
평소 아무 생각 없이 지나치던것들이 별안간 낮고 작은 소리로 귀가를 휭- 울린다.
그들은 아주 은밀하게 다가와 결코 큰소리를 내지 않는다.
묵은 앨범속의 빛바랜 사진 한 장이 그렇고 손잡이가 부러진 밥솥이 그렇고
거꾸로 매달린 마른 꽃이 그렇다.
화려한 꽃들이 다 지고 나서야 비로소 발견하는 솔방울의 아름다움처럼
사소한 소리들이 감사함으로 다가오는데 뼈가 부러진 것도 아니고 속이 곯거나 터진 것도 아니고
왜 하필 눈에 보이지도 않는 증상에 시달려야 하는지를 오늘 길에게 물어본다.
<저작권자 ⓒ 시흥장수신문(시민기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