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월호참사 희생자 정부합동분향소 © 최영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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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23일 세월호가 침몰 1073일 만에 뭍으로 인양되었다. 지난 26일 안산 화랑유원지에 있는 세월호 합동분향소를 찾았다.
세월호참사 희생자 정부합동분향소 앞에는 커다란 노란 리본이 세워져 있었다.
분향소 안으로 들어갔다. 참배객들이 조문을 했다.
▲ 유영호 작가의 '인사하는 사람'동상 © 최영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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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합동분향소 밖에는 유영호 작가의 작품인 ‘인사하는 사람’이라는 명칭의 약 6.2m의 거대한 규모의 동상 그리팅맨이 서 있었다.
3톤에 달하는 6m 거인이 양손을 가지런히 옆에 붙이고 15도 각도로 고개를 숙인 모습이며 온몸에 푸른빛이 돌고 머리카락은 없다.
유영호 작가는 예전에 한 인터뷰에서 “인사하는 그리팅맨은 겸손, 화해, 평화의 마음이다. 모든 갈등의 근본은 자기 신념이다. 이념 갈등이 생기면 대화가 통하지 않는다. 그 때부터 자기주장만 한다. 자기 신념만 거대하고 남보다 우월하다고 믿는다. 하지만 내 믿음만큼 상대방의 믿음을 인정해야 대화가 가능하다.”고 했다.
세월호참사 희생자 분향소를 향해서 인사하고 있는 그링팅맨은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 <너희를 담은 시간> 전을 하다 © 최영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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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향소를 뒤편에 있는 경기도미술관 프로젝트갤러리에서는 세월호 유가족들의 ‘너희를 담은 시간’ 展이 열리고 있었다.
416가족이 2016년 안산온마음센터에서 주관한 꽃누르미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형성된 ‘꽃마중’ 모임에서 만들기 시작한 작품들을 세월호 참사 이후 세 번째 봄을 맞아 시민들과 비극을 잊지 않고 함께 기억하는 하는 추모의 자리가 된 것이다.
전시관에는 희생된 단원고 학생들의 부모들이 자녀들을 생각하면서 만든 압화와 글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작품들에는 노란 종이 관람객이 적은 "영석아, 너를 만난적은 없지만 너를 너무나 잘 알고 너를 오래동안 알고 있던 아이 갔구나. 영석이 엄마는 하루 매일매일 너에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어." "하늘, 바람, 별, 산, 꽃 경빈, 늘 너만 보이네. 꿈속에서도 보고 싶은데... 그곳에서도 여전히 바쁜가 보구나! 사랑한다. 뽀뽀쟁이." 등의 글이 있었다
딸이 좋아하는 후리지아꽃으로 압화를 만든 엄마와 엄마 밥은 꽃밥이라는 차웅이 엄마의 꽃밥 등 자식의 아주 작은 추억조차도 잊지 못하는 부모의 절절함이 담겨있었다. 부모의 이름은 없었다. 그저 누구의 엄마, 아빠라는 호칭뿐이었다.
엄마 밥은 꽃밥
- 차웅이 엄마
그 옛날 우리네 어머니들은 귀가가 늦은 가족들의 밥을
따뜻한 아랫목 이불 속에 묻어두었습니다.
돌아왔을 때 따순 밥을 먹이기 위해서였지요.
여느 집이라면 늘 맛있는 냄새 풍기며 밥을 지을텐데.
여행을 떠난 아이들이 아직 돌아오지 않은 우리는 예전처럼 음식을 만들지 못 합니다.
유난히도 엄마 밥을 맛나게 먹었던 아이 생각에 더 이상 신나서 요리를 할 수 없지만.
그러나 또 엄마들은 여전히 아이에게 따순 밥 한 끼만 먹이고 싶습니다.
더 많이 해주지 못한 치즈 계란말이 하나가 마음 한 구석에 걸려 내내 쓰라립니다.
이 엄마들 마음을 담은 예쁜 꽃밥, 아이들이 많이 좋아하겠지요?
아이를 데리고 온 젊은 부부, 학생, 등 많은 사람들이 아픔을 공유하고 있었다.
세월호 참사는 유가족은 물론 온 국민들에게 깊은 트라우마를 남겼다.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것은 원인을 마주하고 풀어가야 할 것이다.
트라우마를 넘어서 우리 모두 그리팅맨의 겸손, 화해, 평화의 마음을 찾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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