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3주기를 맞아 ≪너희를 담은 시간≫ 추모전을 하다

최영숙 | 기사입력 2017/04/05 [07:32]

세월호 참사 3주기를 맞아 ≪너희를 담은 시간≫ 추모전을 하다

최영숙 | 입력 : 2017/04/05 [07:32]
▲ 세월호참사 희생자 정부합동분향소     © 최영숙

 

지난 323일 세월호가 침몰 1073일 만에 뭍으로 인양되었다. 지난 26일 안산 화랑유원지에 있는 세월호 합동분향소를 찾았다.

 

세월호참사 희생자 정부합동분향소 앞에는 커다란 노란 리본이 세워져 있었다.

 분향소 안으로 들어갔다참배객들이 조문을 했다.

 

▲ 유영호 작가의 '인사하는 사람'동상     © 최영숙

 

정부합동분향소 밖에는 유영호 작가의 작품인 인사하는 사람이라는 명칭의 약 6.2m의 거대한 규모의 동상 그리팅맨이 서 있었다.

 

3톤에 달하는 6m 거인이 양손을 가지런히 옆에 붙이고 15도 각도로 고개를 숙인 모습이며 온몸에 푸른빛이 돌고 머리카락은 없다.

 

유영호 작가는 예전에 한 인터뷰에서 인사하는 그리팅맨은 겸손, 화해, 평화의 마음이다. 모든 갈등의 근본은 자기 신념이다. 이념 갈등이 생기면 대화가 통하지 않는다. 그 때부터 자기주장만 한다. 자기 신념만 거대하고 남보다 우월하다고 믿는다. 하지만 내 믿음만큼 상대방의 믿음을 인정해야 대화가 가능하다.”고 했다.

 

세월호참사 희생자 분향소를 향해서 인사하고 있는 그링팅맨은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 <너희를 담은 시간> 전을 하다     © 최영숙

 

분향소를 뒤편에 있는 경기도미술관 프로젝트갤러리에서는 세월호 유가족들의 너희를 담은 시간이 열리고 있었다.

 

416가족이 2016년 안산온마음센터에서 주관한 꽃누르미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형성된 꽃마중모임에서 만들기 시작한 작품들을 세월호 참사 이후 세 번째 봄을 맞아 시민들과 비극을 잊지 않고 함께 기억하는 하는 추모의 자리가 된 것이다.

 

▲ 전시를 보는 사람들     ©최영숙

 

전시관에는 희생된 단원고 학생들의 부모들이 자녀들을 생각하면서 만든 압화와 글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작품들에는 노란 종이 관람객이 적은 "영석아, 너를 만난적은 없지만 너를 너무나 잘 알고 너를 오래동안 알고 있던 아이 갔구나. 영석이 엄마는 하루 매일매일 너에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어." "하늘, 바람, 별, 산, 꽃 경빈, 늘 너만 보이네. 꿈속에서도 보고 싶은데... 그곳에서도 여전히 바쁜가 보구나! 사랑한다. 뽀뽀쟁이." 등의 글이 있었다

 

딸이 좋아하는 후리지아꽃으로 압화를 만든 엄마와 엄마 밥은 꽃밥이라는 차웅이 엄마의 꽃밥 등 자식의 아주 작은 추억조차도 잊지 못하는 부모의 절절함이 담겨있었다. 부모의 이름은 없었다. 그저 누구의 엄마, 아빠라는 호칭뿐이었다.

 

▲ 엄마 밥은 꽃밥     © 최영숙

 

엄마 밥은 꽃밥

 

- 차웅이 엄마

 

그 옛날 우리네 어머니들은 귀가가 늦은 가족들의 밥을

따뜻한 아랫목 이불 속에 묻어두었습니다.

돌아왔을 때 따순 밥을 먹이기 위해서였지요.

여느 집이라면 늘 맛있는 냄새 풍기며 밥을 지을텐데.

여행을 떠난 아이들이 아직 돌아오지 않은 우리는 예전처럼 음식을 만들지 못 합니다.

 

유난히도 엄마 밥을 맛나게 먹었던 아이 생각에 더 이상 신나서 요리를 할 수 없지만.

그러나 또 엄마들은 여전히 아이에게 따순 밥 한 끼만 먹이고 싶습니다.

더 많이 해주지 못한 치즈 계란말이 하나가 마음 한 구석에 걸려 내내 쓰라립니다.

 

이 엄마들 마음을 담은 예쁜 꽃밥, 아이들이 많이 좋아하겠지요?

 

아이를 데리고 온 젊은 부부, 학생, 등 많은 사람들이 아픔을 공유하고 있었다.

 

세월호 참사는 유가족은 물론 온 국민들에게 깊은 트라우마를 남겼다.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것은 원인을 마주하고 풀어가야 할 것이다.

 

트라우마를 넘어서 우리 모두 그리팅맨의 겸손, 화해, 평화의 마음을 찾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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