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소금창고 안에서 무슨 일들이 벌어졌는가?[3]

최영숙 | 기사입력 2006/01/17 [00:00]

이 소금창고 안에서 무슨 일들이 벌어졌는가?[3]

최영숙 | 입력 : 2006/01/17 [00:00]

포동 폐염전에 들어설 적 마다 늘어나는 것들이 있다. 주위를 보면 사람의 통행이 적고 으슥한 곳에는 거의 예외없이 쓰레기들이 넘쳐난다. 그점에서 소금창고도 예외는 아니다. 의자, 간판, 수저, 화분에 이어서 침대와 냉장고까지를 망라한다.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쓰던 거의 모든 물건들을 만날 수 있다.

냉장고가 버려졌다. 이쪽 소금창고는 차량통행도 하기가 힘든데 어떻게 냉장고까지 버릴 수 있었는지 의아스러웠다. 일용할 양식을 저장하고 가족들에서 새로운 음식들을 만들어 저장했던 냉장고는 속을 훤히 들어내고 있었다.

모니터가 소금창고 앞에 덩그러니 버려져 있었다. 모니터 화면은 하늘을 향하고 있었다. 툭툭 지나던 차 안에서 밖으로 굴려 던져진 듯 화면을 갯벌로 물들이고 있었다.  저 모니터도 예전에는 주인의 사랑을 듬뿍 받으면서 밤새워 작업을 했던지, 눈부신 추격전을 펼치던 게임을 했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마치 참수 당한 듯 덩그러니 본체와 떨어져 모니터만 버려져 있는 모습이 무상함과 어떤 서늘함을 느끼게 했다.

 

누군가 범죄에 사용하고 버린 듯했다. 지갑 속에 소중히 간직 되었음직한  통장, 도장등의 물건들이 버려지고 신용카드와 주민등록증은 가위로 잘려졌다. 주민등록증의 사진 주인은 발을 동동 굴렀을 듯했다. 주민등록증을 우체통에 넣어주는 정도도 못해준 범죄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화분을 버린 사람은 저 화분에 어떤 식물을 가꾸고 사랑했을까? 잠시 궁금해졌다. 

식당 지붕 위에 있음직한 게와 낙지등의 조형물들이 버려졌다.

포동 폐염전은 늘 변한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사계절이 변하는 것이야 자연 현상이지만, 놓여진 물건들도 계속 이동된다는 것이다. 어느날 가면 물건들이 이리저리 바뀐 것을 볼 수 있다.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많아서인지 자신들이 찍고 싶은 구도가 있으면 저 아래에 있던 이 무거운 게를 언덕 위로 옮겨놓은 듯했다. 2년 정도 아래에 버려졌던 게 한 마리가 올라왔다. 내가 이렇게 버려졌다고  소리치듯이 뭉그러진 엄지집게 발과 빠진 한 쪽 눈, 그나마  일부 남은 날카로운 발을 세우고 있었다. 서글픈 풍경이었다.

중동 우동집에서 버린 쓰레기이다.제대로 이름표를 단 쓰레기는 처음이었다. 제 전화번호까지 버젓이 내놓고 버려진 쓰레기였다.  몇 년을 사진에 담으면서 본 것은 폐염전에 버려진 쓰레기들은  일정한 패턴을 보인다는 것이었다. 소소한 것들 외에는 '도둑질도 아는 사람이 한다.'는 말이 있듯이 이곳을 아는 특정인이  쓰레기들을 버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테리어를 하는 업자인 듯했다. 쓰레기처리 비용까지 모두 받고 공사를 했을텐데도 얼마간의 돈을 아끼려고 사람들의 인적이 적고, 관리가 안된다고 밤중에 몰래 쓰레기를 버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
얼마간의 돈을 아낀다고 그나마 세월에 스러지는 소금창고 안과 밖을 더럽히고 있는 사람들에게 화가 났다.
요즘, 이렇게 덩치 큰 쓰레기들이 넘쳐나면서  작은 쓰레기들도 더욱 많아졌다.
쓰레기 버리는 것을 쉽게 생각하는 듯했다.
소금창고들이  요즘 들어 급속히 기울어 간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점점 황폐해가는 풍경들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바닥에서 포동 염전이 한참 전성기 때 사용했음직한 연장을 보았다. 사람의 눈길은 간사했다. 요즘 들어 새롭게 버려진 쓰레기들에는 차가웠던 눈길이  염기에 삭고 이제는 만지는 것만으로도 부시식 떨어질 듯한 녹이난 이곳에서 사용했음직한 물건을 보자 눈길이 누그러졌다. 소금을 나르던 일륜차의 느슨해진 나사들을 탄탄히 고정시켰을 연장을 보는 것으로 현재 소금을 생산하는 동주염전의 모습이 떠올랐다. 지금 이곳은 폐염전이지만 그 옛날 바쁘게 움직이고 있는 염부들과 그득한 소금들이 상상되었던 것이다. 그분들이 사용했을 오래된 물건을 보는 것으로 그윽해졌다.
 
포동 폐염전에 들어서면 과거와 현재, 미래까지를 느낄 수 있는 공간이 많아서 또 상상할 수 있는 여지가 많아서 늘 그득하고, 애잔했다. 애정이 많기에 요즘들어  점점 쓰레기장이 되어가고 있는 소금창고를 보는 것은 또한 그만한 분노를 품게 했다.
 
이제 더 이상 쓰레기 장이 되지 못하도록 어떤 조치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곳에 쓰레기를 버리는 사람은 적은 이득을 위해서 버리겠지만, 그 쓰레기를 수거하는 일은 버리는 일의 두 세배의 수고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쓰레기장으로 변하는 소금창고를 보는 일은 가슴이 답답한 풍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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