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소금창고 안에서 무슨 일들이 벌어졌는가?[2]

최영숙 | 기사입력 2006/01/09 [00:00]

이 소금창고 안에서 무슨 일들이 벌어졌는가?[2]

최영숙 | 입력 : 2006/01/09 [00:00]


소금창고에 갈 때마다 자주 오는데도 어느 결에 지붕이 날아간  소금창고를 보면 근래 들어 무너지는 속도에 가속도가 붙었다는 생각을 했다.



오늘도 소금창고에 갔었다. 늘 이 소금창고에 오면 마음이 씁쓸해지지만 작년 8월 이 소금창고에 왔을 때의 놀라움에는 비할 바가 아니었다. 그날 이 소금창고에서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그전까지 멀쩡했던 지붕이 날아가고 문들이 꽝꽝 닫혀 있었던 것이다. 원래 소금창고의 문들은 모두 열려 있기에 의아해하면서 안으로 들어섰을 때 깜짝 놀랐다.

 

소금창고 안이 하나의 세트장이 되어 있었던 것이다. 붉은 휘장이 늘어지고 마치 밀교의 의식을 치룬것처럼 십자가에 사람의 형상을 붕대로 감아 놨던 것이다. 가슴이 섬뜩해지는 풍경이었다.  또한 화가 났다. 소금창고를 마치 일회용처럼 사용하고 사라진 사람들에게  화가 일었다. 이 소금창고는 포동에서 지붕이 아치모양으로 되어있는 유일한 소금창고였다. 누군가 한 순간에 이 소금창고 고유의 우아하고 아름다웠던 소금창고를 훼손했던 것이다.



멀쩡한 지붕을 뜯어서 하나의 세트장으로 만든 이들은 누구일까?  그 또한 음산한 밀교 의식을 치룬 듯한 이 모습을 연출한 사람은 누굴일까 ?  혼자왔기에 분위기가 음산해서 나오고 싶으면서도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어쩔 수가 없었다. 또한, 십자가를 저렇게 모욕한 사람은 누구일까 궁금증이 일었다.



예전에, 이정현의 뮤직비디오를 소금창고에서 촬영했었다. 그때는 사방이 트인 현재의 상태로 촬영했던 뮤직비디오를 본 기억이 있다. 먼저 뮤직비디오를 찍은 사람보다 강렬하고 자극적인 장면을 연출하고 싶었던 누군가에 의해 그러지 않아도 세월의 풍상에 점점 무너지는 소금창고를 그저 하나의 세트장으로 생각하고 이곳을 훼손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화가 났다. 정리조차 하지 않고 떠난 그들의 처사에 화가 났기 때문이었다. 집에 돌아와서 여러 싸이트를 찾아 보았지만 이 창고에서 벌어진 일들을 이해하게 하는 화면들은 없었다.  이해할 수 없고 많이 화가 나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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